[5월의 웹詩] 시인 '허수경'...레몬

기사입력 : 2017-05-21 17:22

[Ch.웹데일리] '이달의 웹詩' 국내외 유명 고전 시인들의 작품을 매월 선정해, 웹데일리에서 재해석한 감각적인 영상으로 소개합니다.


<레몬>

작가 : 허수경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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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웹詩] 시인 '황지우'...너를 기다리는 동안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3월의 웹詩] 시인 '이상'...거울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생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짧았다,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대답하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온다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웁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지난여름 속 당신의 눈,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레몬꽃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은 떨린다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싶다,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작가 소개시인 허수경은 세상사의 많은 슬픔과 비애들을 다양한 음역을 가진 시로 표출해온 작가다. 1964년 경남 진주 출생이며, 시인이자 고고학자이다. 허수경은 스물다섯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에는 발굴 현장 땡볕 아래서 유적지를 탐사하고, 학기 중에는 집에서 도서관에서 고대 동방 고고학을 연구했다.작품으로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장편소설 <모래도시>,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있다.시 '레몬'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실려있다.▷ 영상제작 : 권지은, 김주현 PD▷ 정리 : 김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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