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8 14:05  |  인터뷰

[뮤콘 인터뷰④] 빌리 코 "'아시아 넘버원' K팝, 비-보아 이후 10년의 발전 고민해야 할 때"

오션 버터플라이즈 설립자, "차트별 차이 있지만 K팝 중국 점유율 5%, 사드 문제만은 아냐"

[웹데일리= 손정호 기자] "사실 지금 아시아 음악시장에서는 K팝이 가장 성공적이에요. 하지만 비와 보아 이후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의문이 들죠. 향후 10년의 발전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여요."

차이니즈팝 음악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빌리 코는 현재 K팝에 대해 이런 진단을 내놓았다. 빌리 코는 베이징에 에이뮤직 라이츠 매니지먼트(Amusic Rights Management)를 창설했고, 유명한 중국계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여러 히트송과 앨범 작업을 해왔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 미국의 '차이니즈 아이돌'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K팝은 비와 보아 이후 방탄소년단과 자이언티, 지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이 나타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마이클 잭슨이나 비틀즈의 성공과 비교해 한 단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center
차이니즈팝 음악산업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중 한 명인 빌리 코 (사진=콘텐츠진흥원 제공)
<웹데일리>는 지난 26일 서울 상암 MBC신사옥 2층 M라운지에서 올해로 6회를 맞은 '2017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MU:CON)를 찾은 빌리 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흥시장이자 G2로 부상한 중국이 바라본 K팝의 현주소를 탐색했다.

빌리 코는 "20년 동안 한국 K팝은 성공적이었지만 정치적인 갈등과 여러 가지 이슈들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 변환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K팝에는 많은 보이, 걸 그룹들이 포진해 있다. 새로운 아티스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그게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음악시장으로는 미국, 일본, 영국을 꼽았다. 이 3개의 거대 시장에서 성공한 아티스트들은 매우 크게 성공한 히트송을 갖고 있고, 이런 히트송들은 콘서트 투어 등 다음 레벨로 갈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것. 20년 동안 한국의 K팝은 다양한 콘텐츠 시장을 이끌어온 동력으로 작동했지만, 이제 비나 보아 등 유명한 K팝 아티스트들이 다음 단계로 진입하지 못했을 때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마이클 잭슨과 비틀즈 등은 콘서트만으로도 전세계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이는 비와 보아랑은 다른 행보"라며 "최근 일본 도쿄에서 K팝 콘서트를 관람했을 때 K팝이 J팝보다 비쥬얼이나 보컬 측면에서 훨씬 앞서간다고 생각했다. 한국 아티스트들은 국제적 기준치 이상의 높은 자질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아시아 음악시장에서는 K팝 아티스트들이 가장 우위에 있지만, 향후 10년 K팝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뮤지션들의 핵심가치는 얼마나 지속가능한지이기 때문에 K팝이 뮤지션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빌리 코는 "현재 K팝 아이돌 스타들은 빠른 교체라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종이컵은 한 번 버려지는 한정된 용도를 갖고 있지만 기존 그릇들은 재사용할 수 있다"며 "뮤지션의 지속가능한 커리어를 위해 여러가지 보완적 대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빅뱅 등 이전의 K팝 뮤지션들은 일본 음악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 방향성을 보였는데,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상업성이 있는 다른 시장에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중국 음악시장이 지속가능한 투어를 할 수 있는 자산을 갖춘 좋은 시장이라고 추천했다. 대만 가수 겸 배우 주걸륜의 중국 콘서트에는 한 번에 3만명 정도의 인파가 몰렸다고 소개했다.

빌리 코는 "중국 음악시장은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신흥시장으로 비쳐지지만 사업 체계나 여건들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미흡한 시장이며, 정치적인 여러 문제들이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테일러 스위프트처럼 이미 여러 국가 음악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면 중국에서 성공하기도 쉽다. 유명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가수 황치열의 인기를 중국의 유명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상공한 사례로 꼽았다. 이런 TV 쇼 출연이 빨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단기적인 성공을 위한 시도로는 그 다음 스텝도 똑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탈리카나 스콜피언스 등 유명 뮤지션들은 20년 정도 롱런을 하면서도 성공적이라는 것.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시장에서 K팝이 고전한다는 우리나라 언론 반응에 대해서는 비단 사드 이슈 때문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주요 음원 플랫폼에서 국가별로 중국 음악 85%, 서양 음악 10%, K팝과 J팝 5% 정도라고 한다. K팝이 중국 음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떤 차트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5% 점유율은 사실 전체로 봤을 때는 큰 영향력이 없다는 게 빌리 코의 시선이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콘텐츠 지적재산권이 잘 보호되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국가마다 고유의 경제발전 역사가 있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부터 중국 시장이 개방됐고, 예전에는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경제가 진행됐지만 이후 도시 개발 방식으로 정책 방향이 변해 2014년부터 중국 대도시들이 현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20년 동안 국민평균소득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값싼 물건을 만들어내는 경제정책에 정부가 한계를 느끼고 정책 방향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중국 국가경제의 이런 변화를 새로운 패러다임 이동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 체제가 진화하기 위해 지적재산권제도를 도입하면서 새롭게 성장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 등 해외국가와 일할 때는 콘텐츠 지적재산권을 충분히 보호해주는 편이지만 점점 더 보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정호 기자 news@webdaily.co.kr

<저작권자 © 웹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