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컨퍼런스 ②] "도시의 문화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성, 통합성, 지속가능성이 중요"

‘커넥티드 시티’의 일환 ‘시티 컨퍼런스’, 31일 한국·영국 도시, 문화, 예술 전문가 한 자리에

기사입력 : 2017-11-09 21:34
[웹데일리=김아영 기자] 도시와 예술을 주제로 한 '시티 컨퍼런스’가 지난 31일 오전 서울 시민청 태평홀에서 개최됐다.

‘시티 컨퍼런스’는 지난 27일부터 서울 일대에서 진행된 도시예술프로젝트 ‘커넥티드 시티’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열렸다. 영국문화원, 서울특별시, 서울디자인 재단이 주최해 열린 '시티 컨퍼런스'는 도시에서의 문화·예술의 역할과 방향성을 토론하기 위해 한국과 영국의 전문가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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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생각하는 현시대의 도시와 예술은 무엇인지, 컨퍼런스 ‘1부 : 도시를 사유하는 다섯가지 방법’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편집자주>

‘도시 변화와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새로운 역할과 창작방식’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 최석규 예술감독은 ‘도시 변화와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새로운 역할과 창작 방식’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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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규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 예술감독 (사진=커넥티드 시티 2017)

"시대에 따라 변한 도시와 문화의 관계"

먼저 최석규 감독은 시대별로 도시와 문화의 관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했다. 그는 “1960-70년대 서울의 문화는 시설 중심이었다”며, 당시 세워진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을 예로 들었다. 또한 “90년대 이후에는 관광·문화축제 등 문화가 도시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됐고, 2000년대 들어서 문화는 대중을 위한 공공 공간을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DDP와 같은 도시의 랜드마크적인 건축물 만들기와 청계천, 서울로 7017 프로젝트는 모두 도시 공간의 공공성 확장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아울러 그는 “최근에는 문화가 사람들의 삶으로 어떻게 스며들 것인가, 도시의 서로 다른 공간들을 어떻게 연결해 줄 것인가 하는 재생적 관점에서 도시와 예술의 관계를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술과 기술 그리고 창작방식,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최 감독은 “도시와 문화의 관계가 변화함에 따라 예술과 기술, 창작방식도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럽게 그의 생각을 밝혔다.

우선, 기술은 사람들에게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는 도구에서 사람들의 삶에 문화·예술적으로 접근할 방법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커넥티드 시티’의 세부 프로젝트인 ‘플레이어블 시티’를 보면 기술의 문화·예술적 접근을 살펴볼 수 있다.

‘플레이어블 시티’의 <미디어 그래피티> 전시는 시민들이 태블릿으로 그래피티 예술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벽에 스프레이를 뿌려 그래피티 작업을 하는 대신,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면 청계천 다리 아래의 벽과 천장에 작품이 투사돼서 보인다. 기술과 예술이 만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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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 킴(Sun Kim)의 관객 참여 전시 (사진=커넥티드 시티 2017 페이스북)


이어서 최 감독은 예술가와 창작방식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년 반 동안 커넥티드 시티를 준비하면서 예술가·프로듀서·창작자의 역할과 방법론이 변화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가는 그동안 자신의 이야기로 작업을 했지만, 도시에서의 예술은 지역을 바탕으로 작업하게 된다”며 “그렇기에 예술가는 지역을 리서치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며, 지역의 문제를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예술가의 역할과 창작방식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모든 예술가의 역할과 창작방식이 함께 변화할 필요는 없다. 지역성이 중요하다고 해서 도시에서의 예술이 마을 만들기, 커뮤니티 아트에 집중되면 안 된다”고 다양한 형식의 문화와 예술이 필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기 위한 3가지 관점"

마지막으로 최 감독은 “크리에이터로서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기 위한 3가지 관점을 생각해봤다”며 다양성, 통합성, 지속 가능성을 차례로 언급했다.

그는 “도시 문화를 어떻게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형성할 것인지, 도시의 다양한 문화를 어떻게 통합적으로 볼 것인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 문화를 어떻게 건강하게 만들 것인지, 이렇게 3가지 관점을 고려해봤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 ‘런던 공공 프로젝트를 통한 도시 사유’

이어 런던의 공공예술 프로젝트 ‘빛나는 강(The Illuminated River)’의 감독을 맡은 사라 가벤타(Sarah Gaventa)가 ‘런던 공공 프로젝트를 통한 도시 사유’를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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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가벤타(Sarah Gaventa) ‘빛나는 강’ 프로젝트 감독(우측에서 두번째) (사진= 커넥티드 시티 2017)

사라 가벤타 감독은 ‘빛나는 강’ 프로젝트의 사진을 보여주며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했다. 그녀는 “런던 템즈강에 위치한 15개의 다리에 조명을 설치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빛과 관련된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라며 “완공 시 2.5마일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공공 빛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템즈강과 다리는 도시의 공공 영역"

그녀는 ‘빛나는 강’을 ‘공공’ 프로젝트로 거듭 설명했다. 강과 다리는 도시의 공공재이자 공공영역이기 때문이다. 이곳들은 시민들에게 늘 열려있는 공간이다.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다. 아티스트 클로드 모네의 <워털루 브릿지>는 그가 템즈강의 다리를 보며 그린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강과 다리는 시민들에게 열린 공공영역이지만, 사라 가벤타 감독은 “그동안 템즈강의 다리는 시민들을 위한 장소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템즈강의 다리는 머무는 곳이 아니라 건너는 곳”이었다며 “많은 사람이 통근을 하며 다리를 건너지만, 다리를 보지 않고 앞만 보고 걷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 다리의 조명은 자동차를 위한 것이었다. 강에 서식하는 어종들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빛나는 강’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공공성과 건축미, 친환경적 요소 다 잡은 ‘빛나는 강’"

더불어 그녀는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다리에서 머물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다리의 건축미를 살리는 방식으로 조명 설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리의 조명은 LED로 교체해 필요 이상의 빛으로 인한 ‘빛 공해’와 에너지 소비의 문제도 동시에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강에 서식하는 어종들도 고려해 산란기에는 조명을 낮추는 방식으로 동물들을 위한 빛의 강도도 조절한다.

‘빛나는 강’은 공공성과 건축미, 친환경적 요소 모두가 종합적으로 고려돼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그녀는 “공공영역에서 다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하나의 조각이지만, 도시 공간이라는 퍼즐에 꼭 들어맞게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연계성을 강조했다. ('시티 컨퍼런스' ③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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