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뒤흔든 '이건희 해외은닉계좌 면죄부 의혹'...그냥 넘어갈 수 있나?

참여연대, 재산 국외도피 및 은닉은 여러 법률을 한꺼번에 위반하는 중대 범죄...자진신고 및 올해 6월 신규 신고분의 진실성에 대해 즉각 검찰수사 해야

기사입력 : 2017-12-01 17:52
[웹데일리=박지민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해외은닉계좌 의혹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뒤흔들 태풍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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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sis.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연수구갑)은 지난 국정감사 기간 중 같은 당 소속의 송영길 의원(인천 계양구을)이 제기한 이건희 회장의 해외은닉계좌 자진신고 의혹과 관련, 이 의혹이 사실일 경우 이 회장의 삼성생명 대주주 적격성에 중대한 법률상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후 언론들은 앞다퉈 ▲이건희의 해외은닉계좌 자진신고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지난 5월에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건희의 삼성생명 대주주 적격성 상실 여부와 관련,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사지배구조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법 적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 ▲이건희 회장의 해외 은닉계좌가 더 있을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에 대해 후속 보도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지난달 30일 이건희 회장의 해외은닉재산 관련 논평을 통해 "만일 이 회장의 해외은닉계좌 자진신고가 사실이라면, 이 회장은 자진신고에 부합하는 면책 혜택을 누리는 것과는 별개로, 자진신고가 예고했듯이 형사처벌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수'에 준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만에 하나 이 회장이 해외은닉계좌를 축소 신고했을 경우 이것은 국법을 농락한 중대한 사건이므로 시급히 검찰이 관련 내용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5월에 개최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법령해석심의위원회의 개최 과정과 그 결정 내용에 대해서도 국회가 철저히 검증해 금융사지배구조법의 유효성이 부당하게 침해된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확인할 것도 촉구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해외은닉계좌 자진신고는 지난 2014년 12월 23일에 신설된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이하 국제조세조정법) 제38조의 자진신고 특례조항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미신고 역외소득 재산 자진신고제도'를 통해 2015년 10월 1일부터 2016년 3월 31일까지 국외 은닉계좌를 과세당국에 신고하면,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제외한 가산세, 과태료, 명단공개 등을 면제해 주고, 형사범죄와 관련해서는 '자수'로 간주해 관용을 베풀겠다는 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게 참여연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형사 관용 부분은 당초 국제조세조정법의 개정논의 과정에서 잠시 검토됐으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최종 입법단계에서는 삭제된 내용이었다며,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2015년 9월 1일 최경환 당시 부총리가 이 자진신고제도를 발표할 때 각종 형사범죄에 대해 최대한 '형사상 관용'을 베푸는 것으로 변질됐다는 것.

참여연대는 "국회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고심 끝에 형사처벌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면책을 규정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그런 취지를 반영해 입법했는데, 일개 행정부처의 장이 임의로 형사상 관용을 공개적으로 천명해 버린 형국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최경환 부총리가 해외은닉계좌 자진신고 기간으로 발표했던 기간(2015년 10월 1일~2016년 3월 31일)이 삼성이 최순실 모녀를 돕기 위해 해외에 자금세탁 계좌를 개설하고 국내 재산의 국외 도피를 도모하던 시절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며 "혹시라도 이 조치가 이 회장의 해외 은닉재산 뿐만 아니라 최순실씨가 연관된 국내외 재산의 처리와 관련됐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의 자진신고 내역의 진실성과 완전성에 대한 의혹도 존재한다. 즉 이건희가 과연 해외에 유지하던 여러 차명계좌를 전부 신고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며 "이 자진신고 기간 중에 신고된 총 금액이 2조 1342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그런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1항에 따르면 신고의무가 발생하는 최소 금액은 계좌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최소 10억원이 들어있는 123개 계좌가 신고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2조원 정도의 신고 총액은 절대로 큰 금액이 아니다. 이 회장의 신고 누락 의혹은 바로 이런 산술적 계산에 근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또한 "이 회장이 해외은닉계좌 중 일부를 누락시키고 있는 경우 그 법률적 결과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며 "우선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 제1항의 신고의무는 '매년' 발생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10억원이 넘는 해외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과 내국법인은 그 다음연도 6월중에 관련 내역을 세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이 때 과소 신고나 미신고가 있는 경우 그 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위반금액의 20%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고 재산의 해외은닉범죄의 위중성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죄는 ▲조세범처벌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의 조세 포탈, ▲외국환거래법상의 신고의무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의 재산 국외도피 등과 거의 자동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의 해외은닉계좌 의혹 문제는 단순히 형사상 처벌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삼성그룹의 핵심 금융회사에 대한 대주주로서의 적격성을 반드시 따져야하기 때문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금융사지배구조법 제32조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금융관계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을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을 상실하도록 돼 있다. 그에 더해 만일 형량이 금고 1년 이상이 되면 보유 지분의 10% 이상의 지분에 대해 의결권까지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참여연대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이고, 총수 일가는 자신들의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에 의지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생명 대주주로서의 적격성 박탈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가장 밑바닥을 뒤흔드는 사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가장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지난 5월에 개최된 것으로 보도된 금융사지배구조법 제정 당시의 부칙 제7조에 대한 해석을 검토한 금융위 법령해석심의위원회의 개최 과정이다. 이 부칙 제7조는 최대주주 자격 심사에 관한 적용례를 규정하면서 '제32조는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발생한 사유로 적격성 유지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적격성 유지요건을 갖추기 못하게 하는 사유’가 무엇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참여연대의 지적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령 제27조 제4항 제2호 나목을 보면 최근 5년간 금융관계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또는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상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을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유는 '최근 5년 이내에 (관련 법률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고, 부칙 제7조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이 법 시행일 이후에 오는 것부터 적용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

그런데 금융위는 무슨 이유에선진 법령해석위원회를 개최해 이를 '법을 위반하는 행위'가 이 법 시행일 이후에 오는 사례부터 적용한다고 그 의미를 변경했다.

참여연대는 "해외은닉계좌를 운영하는 것은 전 세계가 노력하고 있는 자금세탁 방지와 투명한 국제 금융질서 구축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동이다"고 전제하고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매년'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계좌를 정확히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위반에 대해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며 "만일 이 회장이 이런 내용을 위배했다면 그 위반 행위는 과거의 어느 먼 시점에 종료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하여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시급히 수사에 착수해 자진신고 내용은 물론 2017년 6월의 해외계좌 신고 내역의 진실성과 완전성에 대해 철저히 따져 봐야 한다"고 밝히고 "뿐만 아니라 국회는 전술한 금융위 법령해석심의위원회의 개최 과정과 결정 내용의 적절성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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