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2 18:32  |  웹툰·만화

[2017 웹툰 산업 결산.Zip] 간단하게 짚어보는 2017 웹툰 산업 결산

[웹데일리=이선기 기자] 웹툰 업계에게 2017년은 참 다사다난했다. 고작 1년 사이에 이례적으로 많은 일들이 스쳐갔다. 좋은 소식도, 나쁜 소식도 있었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이슈도 산더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만큼 올해 웹툰 산업이 상징적인 발전을 이룩했다는 점이다. 올 한 해는 웹툰이 새로운 대세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넘어 국내 콘텐츠산업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보여준 한 해였다.

[2017 웹툰 산업 결산.Zip]에서는 올 한 해 동안 있었던 웹툰 관련 이슈를 압축파일(zip)처럼 압축해 간단히 짚어본다. 올해 국내 웹툰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를 세 개의 분할 압축이슈로 정리했다.

Zip001 : 국내 웹툰 플랫폼과 작품의 해외 진출 러시

올해는 국내 웹툰 플랫폼이나 작품의 해외 진출 소식이 유난히 많았던 해였다.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등지를 넘어 유럽과 미주 전역까지 한국의 웹툰이 맹위를 떨쳤다.

먼저 플랫폼이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라인웹툰’으로 영어권 시장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현지에서 주목받는 웹툰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라인웹툰의 현지 아마추어 창작 공간인 ‘디스커버’에는 5만개가 넘는 현지 작품들이 올라왔다. 매주 신규 에피소드를 업데이트 하는 작품도 2000여 편에 달한다. 독자들의 관심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 9월에 열린 미국 웹코믹 시상식 ‘링고 어워즈’에서는 라인웹툰의 현지 작품들이 주요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레진코믹스는 영미권 코믹스 양대 플랫폼인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를 누르고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코미코, 픽코마 등은 일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

center
사진=네이버웹툰


작품의 경우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진출 작품의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특히 아시아권 최대 웹툰 시장인 중국에서 연일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 왔다.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는 중국에서 유료서비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또한 레진코믹스, 투믹스, 미스터블루 등 국내 웹툰 플랫폼의 작품들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한국 웹툰 작품 대다수의 공통점이 유료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해였다.

center
사진=카카오페이지


Zip002 : 웹툰의 다양한 진화

두 번째는 웹툰의 다양한 진화다. 드라마, 영화 등 원작 IP의 영상화를 넘어 다양한 형태로의 진화가 시도됐다. 특히 올해는 웹툰이 다양한 2차 저작물을 위한 ‘파일럿 콘텐츠’로 정의됐던 해였다. 원작 IP를 활용해 독립적인 2차 저작물을 생산하는 OSMU(One Source Multi Use)뿐만 아니라 각각의 2차 저작물들이 원작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트랜스미디어’ 사례가 큰 주목을 받았다.

눈여겨 볼 만한 사례는 단연 ‘슈퍼스트링’ 프로젝트다. 슈퍼스트링 프로젝트는 네이버웹툰과 웹툰기획사 와이랩, 그리고 영화사 용필름이 합작한 대규모 트랜스미디어 프로젝트다. <신암행어사>, <부활남>, <테러맨> 등 국내 인기 웹툰의 주인공들을 한 자리에 모아 통합적인 세계관을 구축한다. 이들은 웹툰 이야기의 연장선뿐만 아니라 영화, 게임 등 플랫폼을 넘나들며 통합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center
사진=와이랩


웹툰 플랫폼 코미카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코미카는 중국과의 합작 법인을 통해 요리를 소재로 한 웹툰을 연재한다. 이 작품은 향후 중국에 론칭할 레스토랑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웹툰의 세계관을 레스토랑 브랜드와 연결시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꾀하겠다는 시도다.

네이버웹툰은 웹툰에 ICT기술을 접목한 ‘인터렉션툰’ <마주쳤다>를 선보였다. 하일권 작가 작품인 <마주쳤다>는 360도 파노라마, 얼굴인식, AR 등 실험적인 기술들을 웹툰에 접목했다. 웹툰 등장인물이 독자의 이름을 불러주고, 셀카로 얼굴을 찍으면 독자의 얼굴이 그대로 웹툰 주인공으로 녹아든다. 이같은 신선한 시도에 독자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작품 공개 3일 만에 1000만 뷰를 돌파했고, SNS 등에서 크게 화자됐다. 현재도 빠른 속도로 조회 수를 올리고 있다.

center
사진=네이버웹툰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영화도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뒷심이 제대로 발휘됐다. 지난 12월 20일에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벌>은 개봉한 지 2주도 되기 전에 1000만 관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파괴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주호민 작가의 촬영장 방문에도 불구하고(주호민 작가는 가는 곳마다 파괴를 몰고 온다고 해서 파괴왕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유례없는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1000만 관객 영화가 <택시운전사> 단 한 편 뿐이었을 정도로 영화계가 침체기였던 것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행보다. 이같은 성공에는 그림인 웹툰을 실사로 변환하면서 적절한 타협을 가져온 것이 주효한 이유로 분석된다. 그림을 영상 포맷에 어울리도록 뺄셈과 덧셈으로 적절히 각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지난 12월 14일 개봉한 영화 <강철비> 역시 400만 관객을 넘겼다. <강철비>는 영화와 웹툰을 동시에 공개하는 실험적 행보로 관심을 모았다. 두 작품은 웹툰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 준 작품이 됐다.

Zip003 : 불법 공유·갈등 등 부작용도

2017년 웹툰 업계에 좋은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웹툰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콘텐츠산업의 전반적인 문제점인 ‘불법 공유’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불법 사이트들이 국내 웹툰 플랫폼의 작품들을 무단으로 공유하면서 웹툰 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다. 2017년 한 해 동안 불법 사이트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 규모는 약 1400억을 넘는다. 심지어 한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는 국내 웹툰 플랫폼 매출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center
웹툰 불법 공유 'B'사이트의 모습 (사진=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속수무책이다. 불법 사이트들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면서 사이트를 단속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는 데 여전히 애를 먹고 있다. 최근 한국만화가협회는 불법 공유 사이트를 고발하기 위해 관련 자료들을 모으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에서도 규제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아직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네이버웹툰의 김준구 대표는 지난 11월 ‘제17회 만화의 날’을 기념해 열린 불법 도용 문제 관련 토론회에서 “불법 공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업계에 남은 시간은 2년”이라면서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불법 공유와의 전쟁은 2017년을 넘어 2018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플랫폼과 작가와의 갈등도 주요 이슈였다. 국내 1위 유료 플랫폼인 레진코믹스는 최근 작가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뜨거운 연말을 보냈다. 해외 정산 고료 지급 지연, 블랙리스트 의혹, 지체상금(지각비) 논란 등 그동안 쌓여왔던 갈등이 무더기로 터졌다.

레진코믹스는 이달 중순 두 차례의 작가 간담회를 통해 갈등의 고리를 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작가들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제대로 된 보상과 사과 없이는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 간의 갈등도 현재진행형이다.

2017년 웹툰 산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사춘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성장이 가속화되고 정체성에 방향이 잡혀가는 시기다. 성장은 가속도를 받아 더 빨라지겠지만, 그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2018년은 웹툰 산업의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news@webdaily.co.kr

<저작권자 © 웹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D] 로또 용지 "틀렸다고 버리지 마세요"
▶ 2018년 상반기 암호화폐 시장을 예측한 신간 도서 ‘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