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9 10:29  |  정치

남북회담서 천안함·대북확성기 등 민감 현안 언급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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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웹데일리]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천안함 폭침 사과와 대북 확성기 문제 등 민감한 남북 현안들이 논의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이날 열리는 이번 회담의 '메인'은 어디까지나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이지만 남북관계 개선 관련 문제도 주된 의제라고 양측 모두 예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남측의 회담 제의를 수용하며 '평창 올림픽 참가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의제로 논의하자고 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논의에 집중한 뒤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이번 회담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남북 당국간 회의인 동시에 2015년 12월 차관급 회담 이후 처음으로 남북 고위급이 마주 앉는 자리다. 지난 2년여 간 남북이 각자 하고 싶은 말들을 그만큼 많이 쌓아놓았을 것이란 의미다.

회담에서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문제가 우선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미 긍정적 입장을 밝힌 만큼 큰 문제 없이 남북관계 개선 문제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남북관계 개선 문제로 논의의 초점이 옮겨갈 경우 그동안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 온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우리 측에 요구할지 주목된다. 확성기 방송은 지난 2015년 8·25 남북합의가 도출되면서 중단됐지만 4개월 만에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이듬해 1월부터 재개된 상태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비대칭전력으로 불린다. 주민들에게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북한의 체제를 위협하는 수단으로까지 간주할 정도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에 우리 군이 확성기 방송 재개로 대응하자 "대북 확성기 방송은 선전포고"라며 크게 반발했다. 방송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는 위협도 내놓았고 이는 서부전선 포격으로 현실화됐다.

이는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한 김정은 비판을 이른바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8·25 합의 당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 임한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관심사는 오로지 대북확성기 중단이었다. 5·24 조치 해제 문제도 꺼내지 않았다"고 했을 정도다.

따라서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의 시작은 확성기 방송 중단부터 시작된다는 주장으로 이와같은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개성공단 재개나 한미 연합훈련 중단 같은 굵직한 요구보다 확성기 중단에 공을 더 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슷한 맥락에서 북한이 대북 전단지 살포 금지 요구를 언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간단체가 북한 체제 비판 내용을 풍선에 실어 날려보내는 대북 전단은 확성기 방송과 마찬가지로 최고존엄 모독이라는 이유로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문제다.

북한은 풍선을 떨어뜨리기 위해 고사포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에 우리 측이 대응 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극대화된 사례도 있었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8월 대북전단 살포 금지 검토를 지시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정부도 관련 단체 등에게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해 온 만큼 북한은 전단 살포로 인한 불필요한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자는 논리로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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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 당국 회담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이 리선균 북한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과 회담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2010년 9월 당시 북한 리선권 대좌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제38차 남북 군사실무회담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반대로 우리 측에서는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꼽히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요구가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이후 이명박 정부는 대북 투자·지원 사업을 금지한 5·24 조치를 단행했다. 이후 북한은 계속해서 5·24 조치의 해제를 요구했지만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없이는 5·24 조치 해제도 없다'는 정부 입장은 일관되게 유지됐다.

문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5·24 조치의 조속한 해제를 주장한 바 있지만 새 정부 출범 후에는 5·24 조치 해제 여부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 표명은 없는 상태다.

일단 이번 회담이 문재인 정부 첫 남북 회담이고 남북관계 개선을 주요 의제로 내세우는 만큼 우리 측이 먼저 천안함 폭침 사과를 요구해 판을 깰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는 평가다.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남측의 증거는 모두 조작됐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2011년 2월 제39차 남북군사실무회담 때는 "천안함은 모략극"이라고 비난하면서 퇴장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북측이 5·24 조치 해제를 먼저 요구하고 나설 경우 천안함 사과가 우선이라는 정부 입장이 언급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정부는 회담과 관련한 어떠한 예단도 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문제가 언급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내일 회담을 앞두고 회담 상황이나 의제에 대해서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회담은 확정된 회담 대책을 중심으로 해서 수석대표가 권한과 책임을 갖고 운용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대북 확성기 중단 문제와 관련해서도 "가능하다면 남북관계 개선의 상호 관심사항이 논의될 수 있다. 그래서 회담 상황을 저희가 예단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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