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0 01:55  |  아트·컬처

[아트큐레이션] 유쾌한 상상에 담긴 이야기, 사진작가 ‘테리 보더(Terry B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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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사진=bentobjects.blogspot)
[웹데일리=이지웅 기자] 강판으로 만든 미끄럼틀을 탄 치즈가 엉덩이를 잡고 있다.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강판에 엉덩이가 갈렸다. 치즈는 없어진 엉덩이 부분을 잡고 있다. 귀엽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사물을 활용해 우리의 삶을 재치있게 보여주는 사진작가 ‘테리 보더(Terry Border)’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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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mbie Nuts (사진=bentobjects.blogspot)

미국 사진작가 테리 보더는 메이커(Maker) 아티스트이다. 메이커 아티스트는 디지털 기기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한 창의적인 만들기 활동을 통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메이커 아티스트로 불리는 테리 보더는 아이러니하게도 예술가가 되고 싶지 않았다.

젊은 시절, 테리 보더는 예술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예술을 쫓기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것을 쫓았다. 그렇다 보니 그는 수년간 상업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매일 반복되고 비슷한 사진을 찍던 테리 보더는 점점 따분함이 몰려왔다. 지루했던 그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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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self portrait (사진=bentobjects.blogspot)

2006년, 테리 보더는 <Bent Objects>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평범한 물건에 굽힌 철사를 붙여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새롭게 태어난 물건은 사진 속에서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완성된 작품은 우리의 삶을 재치있게 표현하고 있다. ‘벤트 아트(bent art)’라고 불리는 이 작품들은 우리가 캐릭터에 공감, 감정이입, 소통하게끔 유도한다. 그의 귀엽고 재미난 사진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그에 힘입어 작품의 양도 점점 많아졌다. 이렇게 테리 보더의 인생 2막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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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 Last Piece Was Very Cerebral (사진=bentobjects.blogspot)

익살스러운 그의 작품은 단순히 재밌는 이야기만을 전달하지 않는다. 그 속에는 인간을 풍자하거나 삶과 죽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를 갖고 있음에도 그의 작품은 무겁게 다가오지 않는다. 테리 보더는 무거운 이야기를 유쾌하게 비트는 ‘블랙유머’의 달인이기 때문이다. 귀여운 작품을 통해 그는 사람들에게 의미심장한 지혜와 통찰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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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nut Butter & Cupcake (사진=bentobjects.blogspot)

지금까지 그의 작업은 <Bent Object>, <Milk Goes to School>, <Happy Birthday Cupcake> 등의 책으로 출판됐다. 국내에는 동화책 <땅콩버터와 컵케이크>가 출간됐다. 이외에도 테리 보더의 홈페이지, 블로그, SNS를 통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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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sture of Pisa (사진=bentobjects.blogspot)

끝으로, 오는 2월 3일까지 서울 사비나미술관에서 테리 보더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총 80여 점의 벤트 아트 사진, 오브제,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테리 보더의 작품을 통해 우리의 삶의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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