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2 21:11  |  웹툰·만화

레진코믹스 ‘블랙리스트’ 의혹 진실공방...내부문건 공개에 레진 측 “블랙리스트 아니다” 반박

[웹데일리=이선기 기자] 레진코믹스의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진실공방이 뜨겁다. 지난 11일 레진코믹스 내부 운영진이 작성한 것으로 보여지는 ‘블랙리스트 내부문건’이 공개되면서 사실관계 여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11일 SBS는 단독 보도를 통해 “내부 운영진이 작성한 블랙리스트 문건을 입수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입수된 문건에는 레진코믹스 정책에 항의한 작가의 이름과 작품을 명시하고, 앞으로 이들 작가의 작품을 노출하지 말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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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보도 영상 캡처


내부 문건에는 ‘블랙리스트 작가’라는 항목이 존재한다. 항목 아래로는 “앞으로 진행될 모든 이벤트에서 은송 작가와 미치 작가의 작품은 노출하지 않습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리고 이같은 지시가 “레진님(레진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지칭)이 별도로 지시한 사항”임을 명시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블랙리스트의 당사자인 은송 작가는 이미 지난달 자신이 블랙리스트에 들어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은송 작가는 지난달 22일 SNS를 통해 “프로모션과 메인 배너, 히트작 알람 등에서 작품을 배제당하고, 회사로부터 작품에 대한 폭언을 들었다”며, “독자님들께 만화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버텼지만, 이제는 한계가 왔다”며 장기 휴재를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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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송 작가 SNS 게시물 캡처


11일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은송 작가가 작품 홍보에서 배제됐다는 점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은송 작가는 이미 지난달부터 레진코믹스 연재 작품 장기 휴재에 돌입한 상태다.

내부 문건이 공개되자 그동안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제보를 받고 조사를 진행 중이던 한국만화가협회도 입장을 밝혔다. 한국만화가협회는 공식 SNS를 통해 “블랙리스트는 없다는 대답을 반복하는 레진코믹스에게 신중하게 답변할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끝내 그 존재를 부정했다”며 레진코믹스의 사과를 촉구했다.

한국만화가협회는 “레진코믹스의 거짓과 변명이 반복되는 사이에 작가들의 신뢰는 깨진 지 오래”라며, “미래를 논하기에 앞서, 각 사안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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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만화가협회 공식 SNS

비난이 거세지자 레진코믹스는 보도된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레진코믹스는 해당 문건에 대한 <웹데일리>의 취재 문의에 “공개된 문건은 레진코믹스의 문건이 맞지만, 그것이 블랙리스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레진코믹스는 "불합리한 이유로 특정 작가를 배제한 적이 없다"며, "여기서 말하는 불합리적인 이유는 작가의 나이, 성별, 취향, 정치적 견해, 기성신인 여부 등이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문건에 대해서는 “문건에 언급된 은송 작가와 미치 작가는 SNS를 통해 본사와 관련한 왜곡된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해 계약 당사자 간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이로 인해 본사의 업무에 지장을 받았기 때문에 계약 해지를 검토중인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계약 해지 예정이었기 때문에 프로모션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블랙리스트 작가’ 항목이 명시된 점에 대해서는 “당시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에서 실무자가 적절하지 못한 단어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한편 해당 사안들과 관련해 지난 11일과 13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레진코믹스 작가 간담회’는 작가진의 대규모 시위로 인해 오는 16일과 18일로 연기됐다.

레진코믹스는 간담회를 시작으로 작가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신뢰가 깨져버린 현재로서는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작가 측은 레진코믹스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갈등의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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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레진코믹스가 <웹데일리>에게 전해온 입장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레진엔터테인먼트입니다.

SBS 뉴스 보도관련 문의에 회사의 공식입장을 드립니다.

1. 여러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회사는 불합리적인 이유나 사적관계에 따라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운영한 적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불합리적인 이유는 작가의 나이, 성별, 취향, 정치적 견해, 기성신인여부 등입니다. 2016년 여름 대거 독자이탈 사태 때에도 레진코믹스는 작가들이 작품 외부영역에서 어떤 견해를 내세우든 특정입장과 관계하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를 지켰습니다.

2. SBS 뉴스에서 발췌된 메일내용은 레진의 것이 맞습니다. 당시 은송, 미치 작가의 경우 각자의 SNS를 통해 본사와 관련된 다량의 내용을 왜곡시켜 지속적으로 유포하면서 계약 당사자간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본사의 여러 부서가 본연의 업무 수행에 많은 지장을 받았기 때문에 계약해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두 작가의 작품에 대한 프로모션 진행은 곤란한 상황이었고, 해당 내용을 전달하면서 당시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에서 실무자가 적절하지 못한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3. 회사의 업로드 실수, 정산오류 등 귀책사유가 있는 건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이에 합당한 보상을 진행할 것입니다. 과거 커뮤니케이션 경로가 일원화되지 않아 제도운영에 미숙함이 있었습니다. 회사는 작가커뮤니케이션팀 신설 등을 통해 앞으로 제도운영을 보다 고도화 해 나가겠습니다.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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