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표현을 갈망하는 패션디자이너, 박문수

기사입력 : 2018-01-19 18:59
[웹데일리=이지웅 기자]
박문수는 패션 브랜드 ‘The Museum Visitor’를 이끄는 디렉터이자 그림 그리는 그림쟁이다. 2017년 8월 베를린에서 첫 개인전을 마치고 이번엔 서울로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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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디자이너 박문수 (사진=웹데일리)


디자이너 박문수는 브랜드 런칭 전 미국과 유럽에서 살며 자신의 예술에 대해 깊은 탐구를 했다. 한국의 문화 속에서 살아온 그가 낯선 이국땅에서 경험한 예술과 문화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예술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꿈틀거림이 그의 감정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그때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그는 '표현'을 망설이지 않는다. '표현'은 작품으로 녹여졌다. 그렇게 박문수는 점점 예술가가 됐다.

디자이너 박문수와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상, 현실, 인생. 이런 어려운 것들을 술술 말하는 그는 마치 철학자 같았다.

예술을 추구하고 표현의 갈망에 있는 패션디자이너 박문수와 대화를 나눠보았다.

◇ 베를린, 파리 그리고 박문수

Q. 어떤 계기로 패션디자이너의 길에 들어서게 됐나?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고등학생 때까지 이과에서 공부했다. 사회적인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과에 들어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아닌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절정에 달할 때가 고3이었다. ‘난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가?’ 그때, 내 자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했고 되돌아봤다. 어릴 때부터 문화예술을 좋아하고 옷과 그림을 사랑하는 나는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 아이였다. 여기서 해답을 찾았다. 바로 패션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Q. 작년 베를린에서 진행한 첫 전시 어땠나?

그때 진짜 좋았다. 전시에 많은 사람들이 와주었고 내 자신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얻었다. 사실 전시를 하려고 베를린에 갔을 때는 좀 막막했다.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고, 뭔가 시작하기가 겁났던 것 같다. 3일 동안은 혼자서만 시간을 보냈다. 이때, 겁이 용기로 바뀌었다.

‘아는 사람이 없다는 건, 내가 뭘 해도 된다는 거잖아?’

나는 베를린 거리로 나갔다. 지나가는 멋있는 사람에게 카탈로그도 줬고 유명한 편집숍에 들어가서 전시 홍보도 했다. 실제로 그 사람들이 전시에 왔을 때는 진짜 좋았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피드백이 소중했다. 난 방구석 예술가라고 생각했는데, 전시를펼쳐놓고 보니까 ‘아 멋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나의 것을 보는 시야가 달라졌다. 베를린 전시는 나를 증명할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 나를 증명한 첫 기회.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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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he Museum Visitor

Q. 이번 컬렉션은 파리(Paris)와 관련된 작품이 많던데, 파리는 당신에게 어떤 곳인가?

파리는 진짜 패션의 도시다. 패션에 관해서 너무 멋있었고 예술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내 느낌대로 베를린과 비교하면, 베를린은 순수 예술과 같은 느낌이다. 반면, 파리는 뉴욕판 예술에서 상업을 뺀 느낌? 진짜 판이 컸다. 나에게 파리는 낭만을 꿈 꾸는 곳이다. 최근에도 갔다 왔다. 그곳에서 또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고, 그 생각들을 모아 이번 컬렉션을 준비했다.

Q. 모던과 빈티지 모두 느껴지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개인적으로 정한 장르가 있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만든다. 틀을 정해놓고 만들어 가는 건 싫다. 멋이 없다. 나는 두 종류가 있다. 내가 그림 그리는 것도 예술이고, 옷을 만드는 것도 예술이다. 나에게 그림은 '감정의 폭발'이다. 답답할 때나 하릴없을 때 그림 그린다. 그릴 때는 모르는데 그리고 나면 작품에 내 감정이 나타난다. 그리곤 내 감정이 이해된다. 옷은 예술이라는 틀 안에서 내 예술적 시야로 꾸뛰르한다. 사실 내가 만든 옷이 웨어러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옷이라는 매개체로 표현하는게 굉장히 매력적이다. 결국은 모두 내 안에서 기안한 것들이다.

Q. 작품 컨셉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

그림은 내 감정의 표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해소할 것들이 많다. 내 그림은 내가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이자, 내 상태를 표현하고 해소하는 매개체다. 옷은 평소에 내가 입는 옷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내가 즐겨 입는 옷을 디벨롭 시키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결국엔 내가 입을 옷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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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he Museum Visitor

◇ "갤러리나 박물관을 자주 가는 박문수" 그리고, <The Museum Visitor>

Q. 브랜드 The Museum Visitor는 어떤 배경에서 탄생했나?

의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것은 자연스러웠다. 기점이라고 말한다면 군대 전역했을 때다. 이전까지는 아무한테도 안 보여주는 예술이었다면, 전역하고 나서는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브랜드 이름은 내 개인적인 것을 담는 것이기 때문에 나를 대변할 수 있는 이름을 고민했다. 그러다, ‘갤러리나 박물관을 자주 가는 박문수’가 떠올랐고 그래서 The Museum Visitor로 이름 지었다.

Q. The Museum Visitor에는 어떤 정체성이 담겼나?

브랜드의 정체성은 ‘나’ 자신이지만, 이 일을 계속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만들어 가는 거라 생각한다. 나 자신이 점점 더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영향받는 것들과 어우러졌을 때 정체성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완성되지 않았다.

Q. The Museum Visitor를 런칭한지 1년 정도 됐는데, 그동안 느낀 점은?

현실과의 부딪힘이었다. 내 맘대로 해서는 절대 돈과는 연결될 수 없다고 느꼈다. 예술과 비즈니스 사이의 타협이 필요하다. 내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안할 수는 있지만, 사람들이 구매하지 않는다면 계속할 수 없다. 이게 내가 지금 제일 크게 느끼는거다.

Q. 일을 하다가 너무 재밌고 보람 있는 순간은 언제인가?

컬렉션을 냈을 때 오는 피드백이 최고였다. 소통이 너무 재밌었다. 사람들이 옷을 구매하고 ‘이 옷은 평생 간직하고 싶어요’ 라든지, 한 제품을 두세개씩 사고 나서는 ‘다 닳으면 또 입고 싶어서 하나 더 샀어요’ 라든지, ‘이건 낡을 때까지 소중히 쓰다가 나중에 액자에 걸어놓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봤을 때 나 혼자만 느끼기 아까운 감동이 몰려왔다. 진짜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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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he Museum Visitor)

◇ 전시 <PRE-COLLECTION EXHIBITION> : "우리 예술품"

Q. 이번 20일부터 21일까지 전시회를 연다. 전시 주제는?

전시 타이틀은 ‘우리 예술품’이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모든 사람들을 아홉 개의 꾸튀르 작품으로 표현했다. 요즘 한국 패션 시장은 색다를게 없는 과잉 공급시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전시를 기획했다.

Q. 전시에서 아홉 개의 꾸튀르 작품이 소개된다. 그 옷들이 가진 의미가 있나?

작품 하나하나에 관련된 의미는 없다. 의미론적인게 나한테는 무의미하다. 단지 옷을 예술로 여기고 개인적 시각 안에서 새롭게 창조했다. 그래서 옷에 이름도 없고 굳이 이름 붙이고 싶지도 않다.

Q. 전시에 특히 신경 쓴 부분은?

사람들이 편하게 전시를 관람하게 하고 싶지 않다. 그냥 눈으로만 대충 보고 나오는 전시가 아닌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전시를 보여주고 싶다. ‘불편함’이 내가 중점적으로 설치하려는 포인트다.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전시를 보여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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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디자이너 박문수 (사진=웹데일리)

Q. 올해 계획은?

일단 이번 전시 끝나고 컬렉션 판매를 시작한다. 가을에는 새로운 컬렉션과 예술품으로 전시를 할 계획이다.

Q. 패션디자이너 박문수의 꿈은?

한국 사회는 억압하는 것도, 선입견도 많다. 그것을 뛰어넘는 힘을 갖고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나만의 작업을 계속해서 펼치는게 내 꿈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큰 영향력을 갖게 된다면, 지금 하는 일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좋은 쪽으로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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