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7 19:36  |  웹툰·만화

[인터뷰] '독고탁, 제2의 전성기 위해 디지털 그라운드에 서다' 독고탁컴퍼니 박슬기 대표

② 디지털 옷 입은 독고탁, 추억을 넘어 현대로

[웹데일리=이선기 기자/김찬영 기자] 1부에서는 만화가 故 이상무 화백과 그의 캐릭터 독고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슬기 대표의 회상을 통해 들어본 '탁이 아빠(독고탁의 아버지)' 이상무 화백은 독고탁과 닮은 점이 무척 많았다. 독고탁이라는 캐릭터에서 느껴지는 순수함 속에는 이상무 화백의 만화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마치 '그 아버지에 그 아들'처럼 똑 닮은 모습이다. 그는 독고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그 자신의 인생을 표현하고자 했다.

2부 '디지털 옷 입은 독고탁, 추억을 넘어 현대로'에서는 이상무 화백의 자녀이자 '독고탁컴퍼니'의 수장으로 활동 중인 박슬기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녀는 아버지 이상무 화백이 담고자 했던 정신을 새롭게 이어가기 위해 독고탁컴퍼니를 설립하고 다양한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작품 복간을 비롯해 캐릭터 비즈니스, 전자책 사업 등 작품 현대화 작업에 한창이다. 그녀는 아버지의 만화인생이 담긴 독고탁을 영원히 기억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그녀의 노력과 사업 과정,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이상무 화백에 대한 내용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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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탁 컴퍼니'를 설립한 만화가 故 이상무 화백 자녀이자 독고탁컴퍼니의 대표 박슬기 씨가 이상무 화백의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웹데일리)

Q. ‘독고탁컴퍼니’를 설립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알고 싶다.

아버지가 떠나신 후 ‘아버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었다. 결국 생각하게 된 것이 복간 작업이었다. 그런데 복간 작업에 앞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복간 프로젝트 중 하나로 아버지의 작품 <달려라 꼴찌> 1부를 복간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진흥원에 문의해 복간을 진행했던 ‘씨앤씨레볼루션’이라는 회사와 이야기를 나눴고, 제대로 된 복간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작업을 하다 보니 복간 외적으로도 신경을 써야 하는 점들이 많았다. 특히 홍보를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사업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독고탁컴퍼니는 그래서 만들어지게 된 회사다. 복간 외적으로 필요한 일들을 대부분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그것이 발전돼 캐릭터 비즈니스 등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자책이나 이모티콘 작업을 함께 진행 중이다.

Q. 원작과 복간 작품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복간 작업을 진행하시는 전문 작가 분들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함께 작업을 진행하는 씨앤씨(레볼루션)에서는 원본을 최대한 살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스토리나 연출 자체를 고치지는 않는다. 대신 맞춤법이나, 영어 발음 교정 등 현대에 어울리도록 최적화 작업을 진행한다.(처음 복간된 작품 <달려라 꼴찌>에 등장하는 인물 ‘찰리킴’의 원본 이름은 ‘차리 킴’이었다) 특히 씨앤씨 작가 분들께서는 그림을 깔끔하게 복원해내는 스킬이 굉장히 탁월하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올드한 부분은 조금 고치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전자책의 경우에는 직접 대사를 약간씩 수정했다. 원작과 크게 벗어나는 부분은 없지만 말투나 촌스러운 부분은 조금 현대적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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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탁 컴퍼니는 최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입주 기업인 씨앤씨레볼루션과 함께 두 번째 복간본 '울지 않는 소년'의 복간을 완료했다. (사진=웹데일리)

Q. 특별히 목표로 하는 타깃 세대가 있는가.

일반도서 복간본의 경우는 당시 애독자 세대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인적으로 복간 작업의 의미는 ‘복고’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젊은 세대도 많이 봐 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대신 젊은 세대들에게는 종이책보다는 전자책과 캐릭터 사업을 통해 접근하려고 한다. 현재 메신저 이모티콘 등 캐릭터 상품을 위한 매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다.

Q. 젊은 세대들에게는 ‘웹툰‘ 방식으로도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물론 웹툰 작업도 계획은 하고 있다. 아버지께서도 웹툰 작업에 대해 관심이 많으셨다. 다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기존 종이책 구조를 웹툰 형식으로 바꾸기가 쉽지만은 않다. 전개 방식도 큰 차이가 있는 데다, 채색 등의 작업도 전부 새로 작업해야 한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캐릭터와 전자책을 통해 기반을 다진 다음,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Q. 캐릭터 사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할 계획인가.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 홍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모티콘 작업도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웹툰 작업 이전에 다른 작가들을 발굴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하나의 작가 에이전시처럼 말이다. 작가들을 지원하면서 그들의 작품 속에 독고탁 캐릭터를 조금씩 활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스토리에 지장이 있지 않을 만큼의 단역이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아직 작가 에이전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우선은 캐릭터 상품을 개발해 젊은 층에게 노출시키고자 한다.

Q. 독고탁이 지금의 젊은 세대 독자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 같은가.


요즘 젊은 세대들은 예전보다 훨씬 현실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독고탁 공식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달려라 꼴찌>의 한 장면을 게시한 적이 있다. 독고탁이 투구 연습을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둘까‘ 하고 갈등하다가, 이내 다시 마음을 잡고 노력하게 되는 장면이었다. 그걸 두고 당시 독자 분들은 “역시 독고탁 정신!”이라고 댓글을 달아주셨다. 반면 젊은 세대의 친구들은 기회비용에 대해 이야기했다. 젊은 세대는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 그 때와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느꼈다. 예전에는 노력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였지만 지금은 노력만으로는 부족한 사회이지 않나. 사실 나부터 그런 것들을 느끼는데 어린 친구들은 더 할 것이다. 디지털화 작업은 그 부분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복간이 완료된 <울지 않는 소년> 속 독고탁은 처음부터 천재로 등장한다. 왠지 그런 점에서 이번 작품은 어린 친구들에게 그나마 덜 낯설지 않을까.(웃음)

Q. 본업을 그만 두고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다. 아버지와 나의 관계는 일반적인 부모 자식 관계보다 더 특별했다. 우리는 너무나도 각별한 ‘친구’였다. 언제나 친구처럼 나의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강요하거나 혼을 내거나 하신 적도 없다.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바를 지지하셨고, 혼을 내기보다는 위로를 건네셨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버지가 사람들의 기억에 조금 더 남을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당연히 내가 해야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덕분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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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화백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이는 박슬기 씨 뿐만이 아니다. 사진은 이상무 화백을 기억하기 위해 후배 만화가들이 선물한 헌정작품들 (사진=웹데일리)

박슬기 대표 자신에게 한없이 친구와 같았다는 이상무 화백. 그렇다면 만화가로서의 이상무 화백이 아닌, 아버지로서의 인간 박노철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Q. 이상무 화백이 아닌, 아버지 ‘박노철’은 어떤 분이셨는가.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정말 완벽한 아버지이자 친구셨다. 사실 나는 만화가가 바쁜 직업이라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됐다.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는 항상 나랑 놀아줄 시간이 있었으니까. 바빠서 안 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항상 내가 필요할 때 곁에 계셨고, 오히려 나를 귀찮게 할 정도로 적극적이셨다.

그런데 당시 아버지는 두 세 작품을 한꺼번에 진행하고 계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남을 정도로) 부지런하게 일을 마치고 나랑 놀아주셨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정말 좋은 아버지를 뒀구나’라고 항상 생각했다. 그것을 조금 늦게 알았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Q. 너무 적극적이어서 불편했던(?) 점도 있을 것 같다.


맞다.(웃음) 아버지가 즉흥적인 면이 있으시다. 예를 들면,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음식이 먹고 싶으신 거다. 그런데 나도 약속이 있어 외출해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아버지는 기분이 상하시고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방 안에 들어가신다. 그럼 나는 친구와의 약속을 깨고 아버지와 함께 외식을 하며 마음을 달래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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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독고탁컴퍼니 박슬기 대표 (사진=웹데일리)

Q. 본인은 아버지의 작품들을 즐겨 읽었는가.

소년만화는 거의 읽었지만 전부 읽지는 못했다. 우선 워낙 작품이 많기도 하고, 어렸을 때는 내용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물론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도 있다. 첫 번째 복간본인 <달려라 꼴찌>와 이번에 복간된 <울지 않는 소년>을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울지 않는 소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Q. 마지막으로, 이상무 화백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는가.

바보 같더라도, 순수하고 착한 만화가로 기억됐으면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분이셨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깍듯한 대접을 받는 것을 굉장히 불편해 하셨다. 항상 권위보다는 친근하고 순수한 면이 더 많으셨다. 내 친구들과도 너무 잘 어울리셨다. 나와 내 친구들의 술자리에서 함께 앉아 놀았던 것을 굉장히 자랑으로 여기실 정도였다. 그래서 그저 순수하고 착한 만화가로 기억될 수 있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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