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4 09:00  |  라이프

[칼럼] 쓸개 속의 돌, '담석증'에 관한 진실

[웹데일리=손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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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123rf)

얼마 전, 30대 여성이 급성담낭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기 위해 진료실을 찾았다. 환자는 3년 전, 오른쪽 갈빗대 아래쪽에 꽤 심한 통증이 있어서 다른 내과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었는데, 초음파 사진으로 본 담낭에는 결석이 보였고 그것이 증상의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때 왜 수술을 받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그 당시 진료하던 내과 선생님이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아파지면 그때 수술받고, 아니면 그냥 놔두세요”라고 했단다. 그 후 환자는 더 자주 아팠고 아픈 시간도 길어졌지만,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아픈’ 경우는 없어서 계속 참고 지내다가 결국 급성 담낭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의 위급한 상태가 된 것이다.

담낭은 순우리말로 쓸개라고도 한다. 담석증은 담낭을 제거하는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게 되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항간에 담석증에 대한 매우 다양한 낭설이 난무한다. 그중 맞는 이야기도 있지만, 왠지 수술보다는 치료가 수월하게 느껴지게끔 하는 거짓 정보들이 더 많다. 이러한 담석증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들은 자칫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오늘 칼럼을 통해 쓸개 속의 돌, 담성증에 대한 모든 것을 풀어보려 한다.

◇ 평소에 아프지만 않으면 무조건 그냥 두면 된다?

담석증과 관련된 오해 중 어쩌면 가장 위험한 낭설이다. 이 이야기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하려면 우선 담석이 왜 생기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3대 영양소 즉,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중 지방 성분을 장에서 분해하고 흡수가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소화효소가 바로 담즙이다. 이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지고 최종적으로 총담관이란 곳으로 모여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하지만 담즙은 만들어지는 족족 장으로 분비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지방 성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담즙이 필요 없기 때문에 간 내부의 담관과 담낭에 임시로 저장되어 있다가 지방을 섭취할 시 한 번에 분비되어 음식과 섞여 소화작용을 하게 된다. 그렇게 본연의 임무를 마친 담즙은 대변으로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소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흡수되어 다시 간으로 돌아오게 되고 이렇게 되돌아온 담즙은 앞서 얘기한 과정을 온종일 반복하게 된다. 즉, 혈액순환처럼 담즙도 간과 소장 사이를 계속 순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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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지고 최종적으로 총담관이란 곳으로 모여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자료제공 = 마크원외과)

이러한 과정 중에서 담즙의 배출이 반복적으로 늦춰지거나 담즙의 성분이 진해지면 결석이 만들어진다. 사실 담석이 통증을 일으키는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저러한 과정에서 담석이 담낭의 출구를 막아버리면 해당 부위에 경련성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거나 자주 반복하게 되면 담낭 안에 고여 있는 담즙에서 세균이 증식하는 급성담낭염이 발생하는데, 패혈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매우 위험한 합병증이기 때문에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배출 부위를 일부만 막는 경우에는 더디지만, 담즙이 빠져나갈 수는 있기 때문에 급격한 통증 대신 소화불량, 구역질, 구토, 지방 섭취와 연관된 만성적인 설사 등 다른 증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 하더라도 ‘증상을 일으키고 있는 담석’ 이기에 급성 담낭염이 유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경우다. 그리고 조금씩이지만 반복적으로 부종과 흉터 현상이 반복되면서 소위 ‘만성 염증’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담낭 벽에 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실제로 전체 담낭암 환자의 약 80%에서 담석이 발견되며 담석의 지름이 2cm 이상이거나 60세 이상 노인에서 담석이 있는 경우 담낭암이 추가로 발병할 소지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결국 ‘염증’ 또는 ‘암’의 원인이 될 확률이 높다면 아프지 않더라도 미리 떼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담석과 담낭용종이 함께 있는 경우라면 용종의 크기가 작더라도 담낭결석에 의한 용종, 즉 담낭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용종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도 담낭을 절제하여 조직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참고로 담낭결석 없이 담낭용종만 있는 경우에도 용종의 크기가 1cm 이상이면 담낭암을 감별 진단하기 위해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쯤 되면 증상이 전혀 없는 담낭결석이 있더라도 미리 담낭을 떼어내는 것이 어떨까 고민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증상이 없고 위에 언급한 기준에서 벗어나는 담낭결석이 5년 안에 증상을 일으킬 확률은 10%, 10년 안에 증상 발생 확률 15%, 15년 안에 18% 등, 거의 5년마다 5~10%씩 증가한다. 따라서 50대 이후에 증상이 전혀 없고 담낭 벽의 변화 없이 우연히 발견된 담낭결석은 앞으로 사는 여생 동안 증상 없이 지낼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으므로 무조건 수술을 할 일은 아니다.

◇ 요즘은 약이 좋아서 돌도 녹인다?

담낭의 결석은 모래알처럼 매우 미세한 경우도 있는데, 아무리 미세하더라도 양이 많으면 담낭을 빠져나가는 와중에 배출구를 막을 수 있다. 물론 그 양이 매우 적은 경우에는 자연배출 될 수도 있고 증상도 크게 일으키지 않을뿐더러 다른 질환이 동반될 가능성도 매우 적기 때문에 수술을 하지 않고 담즙 배출을 도와주는 경구약을 복용하면서 주기적인 추적관찰을 시행할 수도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어서 이미 초음파 검사에서 육안으로 확인되는 크기(약 3mm 이상)의 담낭결석은 해당 사항이 없다. 즉, ‘돌’이라고 이미 명명할 정도의 결석은 약물로 녹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담석의 여러 종류 중 ‘색소성 담석’의 형성을 예방하거나 아주 미세한 담석은 용해 효과를 볼 수도 있으나 현대인의 담석 성분 중 70%에 해당하는 ‘콜레스테롤 담석’에는 이마저도 효과가 없다.

담낭을 떼어내면 소화 기능에 장애가 생긴다?

앞서 설명했듯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지고, 담낭의 역할은 담즙을 ‘임시로 저장’하는 곳에 불과하다.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담낭의 최대 담즙 저장 용량은 50~70cc 정도다. 금식 도중에 간 내·외부의 담관과 담낭에 저장되어 있다가 식사할 때마다 총담관을 통해 배출되는 담즙 양이 300cc 가까이 되므로 되는 담낭의 저장 용량은 전체의 약 20% 내외라고 볼 수 있다. 담낭을 제거하면 나머지 저장 공간이 저절로 늘어나 담낭을 대신하게 되고, 그 적응 기간은 약 2주에서 6주 정도다. 그러다 보니 수술 직후에 기름진 음식을 즐기게 되면 소화불량이나 잦은 설사를 경험할 수도 있지만, 이 시기에 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를 피하고 차차 그 양을 늘려간다면 이후 소화 기능에 장애를 유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장 난 담낭이 제거되면서 정상적인 소화 기능을 되찾는 경우가 더 많다. 수술 후 만성적인 복통을 앓는 경우가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데 이를 담낭절제후증후군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원인이 있을 때만 발생한다.

-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면서 담낭관을 묶어야 하는데, 이때 총담관과 너무 가깝게 묶어 담관이 좁아진 경우
- 담석증으로 담낭 절제술을 시행하면서 담낭안의 매우 작은 결석이 총담관으로 이동한 경우
- 위의 상황과 연속하여 췌장염이 생긴 경우
- 수술 전후에 발생한 유착으로 인해 총담관이 좁아지는 경우

즉, 매우 드물지만 ‘담낭을 잘라내서’가 아니라 ‘수술 혹은 담낭염과 담석 자체의 합병증’으로 복통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을 유발한 담석을 너무 오래 방치했거나, 급성·만성 담낭염이 매우 심하게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하였을 때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술 적응증에 부합한다면 오히려 조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위와 같은 드문 합병증을 피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담석은 초음파 쇄석술로 깨거나, 맥주나 물을 많이 마시면 저절로 빠질 수 있다?

이 이야기 역시 전형적인 얼토당토않은 낭설이다. 이건 담낭결석이 아니라 ‘요로결석’ 이야기다. 요로결석은 소변이 만들어져서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 콩팥-요관-방광 사이의 한 부분을 막아서 증상을 일으키고, 그 발생 장소가 대부분 우리 몸의 등 쪽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초음파 쇄석술로 충격을 줘서 직경 2-3mm 미만으로 잘게 부숴 주기만 하면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러나 담낭은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장기인 간에 붙어 있고 많은 장기와 혈관 구조물들 사이에 있기 때문에 만약 초음파로 돌을 깨려다가 중요 장기들을 망가뜨리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장기 손상을 주지 않고 쇄석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작게 분해된 돌들이 담낭을 빠져나오기는커녕 되려 담즙 배출 통로들을 막아 버리는 비극을 초래할 가능성만 커진다.

◇ 수술을 받는 것, 힘들지는 않을까?

이처럼 결국 수술을 받아야 할 때가 상당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예전의 담낭절제수술은 우측 갈빗대 아래쪽에 10cm 이상의 절개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환자에게 매우 힘든 수술이었다. 하지만 최근 30여 년간 복벽에 직경 1~2cm 내외의 구멍을 3~4개 뚫어 내시경을 보면서 시행하는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현재 가장 기본적인 수술법으로 정착했고, 마크원외과에서는 이마저도 배꼽 안에 1.5cm 정도의 구멍 하나만 뚫어서 ‘단일통로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술 후 뛰어난 미용효과뿐만 아니라 매우 빠른 회복과 일상복귀가 가능하다. 예전과 비교하면 수술을 망설일 이유가 현저하게 줄어든 환경임이 분명하다.

마크원외과의원 김기둥 원장

WD매거진팀 story212@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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