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7 08:00  |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선물' 오케스트라 계의 임재범, 김진욱

[웹데일리=손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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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래에는 노래가 나온 당시에 느낄 수 있는 짙은 향수가 자리 잡고 있다. 가수에게 필요한 덕목은 가창력이 전부가 아니다. 듣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먹먹한 감정이 배어나도록 정서적인 교감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JTBC 히든 싱어 역시 그러한 점을 공략한 프로그램이다. 가수 임재범과 흡사한 음색으로 오랜 노래들의 향수를 제대로 살린 김진욱 씨. 무대가 아닌 오케스트라 연습실에서 마주한 김진욱 씨는 자신의 일에 올곧은 자부심이 있고 진정으로 노래를 사랑하는 청년이었다.

그는 흔히들 대중가요와 클래식은 거리가 멀다고 하지만 악기로 내는 소리도, 목소리로 들려주는 노래도 똑같이 소리를 내고 감정을 전달하는 음악일 뿐이라는 소신을 보였다. 대구 출신 오케스트라 김진욱 씨를 만나 히든 싱어의 비하인드와 더불어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반갑습니다. 히든싱어 출연 이전에는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가족 구성원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쌍둥이로 오해받을 만큼 저를 꼭 닮은 남동생이 있어요. 초등학생 때는 장래희망을 적어 내라고 하면 축구선수라고 적어tj 냈어요. 이후 다시 제출하라고 했을 때는 음악가라고 써낸 기억이 있네요. 어릴 적부터 교회 성가대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과 친해졌는데, 트롬본도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난 교회 지휘자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한 거였어요. 중2 때 콩쿠르 입상을 계기로 본격적인 길에 들어섰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는 각종 가요제에 출전해 입상도 하고 그랬네요. 음대 재학시절에는 ‘집사람’이라는 밴드로 활동하면서 나름 즐겁게 보낸 것 같습니다. 졸업 후 바로 대구 국제오페라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성악가들의 연주도 함께하다 보니 소리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서 성악 공부도 더했습니다.

Q.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A. 현재는 보컬트레이너 일도 하고 있고, 대구 국제 오페라 오케스트라에서 트롬본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과 레슨을 하다 보면 이 일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늘 들어요. 저를 찾아오는 분 중 전공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음치 교정 때문에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노래방에 갈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저에게 레슨을 받고 “노래 잘하네, 진짜 많이 좋아졌다”라는 말을 듣는다며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면 또 보람을 느낍니다. 또 저에게 오케스트라 단원이란 직업은 트롬본과 노래를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으면서 최고의 성악가, 지휘자들과 함께 연주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직업입니다. 그러고 보면 대학생 때 오페라감상문 리포트를 제출하면서 오페라하우스에서 작은 공연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었어요. 지금은 그 꿈을 다 이루면서 살고 있으니 행복합니다.


Q.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멋집니다. 히든싱어(임재범 ) 어떻게 출연하게 되었나요?

A. 고등학교 때부터 임재범 선생님의 팬이었습니다. 예고 재학 시절, 청소년 가요제에서 입상하고 한국최고의 보컬이 누구인지 검색을 했었어요. 그때 가수 임재범 선생님을 알게 되었고, 바로 팬이 되었죠. 그 때부터 그분의 노래, 목소리, 숨소리까지 연습하며 그분과 닮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던 중 히든싱어를 알게 되었고 방송국에 바로 출연신청 메일을 보냈어요. 그게 2년 전인지라 저도 까먹고 있었지만. 히든싱어는 다른 음악프로그램들과 달리 가창력만으로 승부를 가리지는 않잖아요. 그 세대에만 느낄 수 있는 어떤 향수, 혹은 히트곡에 얽힌 가수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블라인드에 가려져 노래하는 모창 능력자들의 사연도 들을 수 있어서 저희 가족들도 많이 즐겨보곤 했어요. 어느 날은 어머니께서 히든싱어를 보시다가 “가수 임재범 씨 나오면 우리 아들 나가서 잘 할 텐데”라고 하시는 거예요. 물론 좀처럼 방송 출연을 안 하시는 분이셔서 기대는 안 하고 있었는데 2년 뒤 방송국에서 연락이 온 겁니다. 뛸 듯이 기뻤어요. 후문에 의하면 모창 자들의 지원이 정말 많았다고 해요. 여러 차례의 예선과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본방 본선에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Q. 본선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살짝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A. 방송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본선 진출자는 방송을 위해서 다시 트레이닝을 받는데, 임재범 선생님보다도 더 그 특유의 창법을 더 부각시켜서 표현하다 보니 대중들은 모창 목소리에 더 익숙해져요. 그래서 트레이닝을 맡으신 조홍경 선생님과 저를 포함해 본선 진출자들이 많은 고민을 했었던 것 같아요. 더구나 1라운드에는 임재범 선생님이 통에 안 계셔서 정말 모두가 긴장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오케스트라 스케줄과 겹치면서 마지막 예선을 포기할 뻔도 했네요. 여차여차 본선에 오르고 존경하는 임재범 선생님을 직접 만나는 것만으로 만족하자고 생각했는데 1, 2라운드를 통과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무엇보다 바로 옆에서 그분이 함께 호흡하고 노래한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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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123rf)


JTBC 히든싱어 시즌4 임재범 편. 임재범의 노래를 사랑하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임재범이 MBC <나는 가수다> 이후 4년 만에 출연한 방송인 만큼 관심과 기대도 대단했다. 방송이 시작되고 주옥같은 그의 노래가 모창자들에 의해 불렸다. 4라운드 미션 곡인 <너를 위해>가 흘러나오고 원조 가수 임재범은 64표를 받아 가왕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며 우승했다. 2위 ‘오케스트라 임재범’ 김진욱 씨는 23표. 3위 ‘국비 지원 임재범’ 김민호 씨가 마지막까지 김진욱 씨를 위협했다. 김진욱 씨는 파이널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임재범에 버금가는 가창력과 모창 실력으로 ‘오케스트라 임재범’ 김진욱을 각인시켰다.

Q. 모창 능력자 중 최고 점수를 받아 왕중왕전 출전 기회를 잡으셨는데요. 방송 주위 반응은 어땠는지?

A. 방송 후 잠을 못 잘 정도로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심지어 제대 후 연락 이 뜸했던 군대 훈련소 동기한테서까지 연락이 오더라고요. 방송의 힘을 새삼 느낀 나날들이었습니다. 같은 단원들은 분명 방송 녹화를 마친 걸 아는데 스포일러 문제로 그냥 방송 보고 나중에 말해주겠다고 했더니 서운해했다가 방송 후 많이들 축하해 주셨습니다. 내색하지 않았더니 단원들은 당연히 떨어졌나보다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오페라 연주를 하다 보니 특히 성악가분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방송 잘 봤다며 칭찬을 해주시는데 어느 성악가분은 발성에 대해 논의하자고 연락처를 받아 가시기도 하셨습니다. 차후 진행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저를 알아보신 몇몇 오케스트라 지휘자분들께 간간히 협연을 제안받고 있습니다. 가장 신기했던 게 우연히 카페에 들렀다 “임재범 편 나온 그 사람 맞다, 아니다”로 연인이 싸우며 설왕설래하시다가 저를 알아보시고 같이 사진 찍자고 하실 때 적응이 안 되더군요. 이것도 잠시라고 생각합니다.

Q. 왕중왕전에서 선전했음에도 파이널 무대에 오르지 못했는데 아쉽지는 않으세요?

A.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열심히 준비했고 스케줄로 녹화에 참석하지는 못하셨으나 존경하는 임재범 선생님의 지도와 응원도 많이 받았습니다. 준비 과정을 방송으로 보셨겠지만 임재범 선생님이 직접 레슨도 해 주셨어요. 모든 노래가 주옥같지만 왕중왕전에서는 <너를 위해>라는 곡을 준비했습니다. 서울 대구를 오가며 힘든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연습할 때 그분이 직접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소리 내는 법을 지도해주셨는데 부담감 때문인지 아쉬움은 있었지만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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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 다들 가수로 직업을 전향하는 게 아니냐고 묻곤 해요. 그렇다면 히든싱어 출연자들은 다 가수를 했겠죠? 하하. 저는 현재 음악가로서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노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제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아직 들려드리지 못한 저의 이야기와 음악을 전하고 싶네요. 기회는 준비된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저의 삶을 열심히 가꾸어가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김진욱 씨에게 히든싱어란?

A. 나에게 히든싱어란, 글쎄요. 오케스트라 임재범이라는 또 다른 수식어를 만들어 준 선물? 어렸을 때부터 꿈꾸고 바랐던 것들을 다시금 돌아보며 멈추지 말고 꾸준히 해 나가자는 나의 지론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얼마 전 일산에서 열린 ‘임재범의 30주년 기념 전국 투어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을 했습니다. <그대는 어디에>를 비롯해 그분의 노래를 마음껏 불렀고 팬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이전까지는 숨은 팬으로 조용히 활동했지만, 선생님께 누가 되지 않는다면 노래하는 팬으로도 오래 남고 싶습니다. 히든싱어는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예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WD매거진팀 story212@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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