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0 15:33  |  기업

김상조 재벌개혁 총력전에 현대차 정의선 ‘승계 자금줄’ 서림개발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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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웹데일리=김필주 기자]
지난달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현대차그룹이 사정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신음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현대차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지난해부터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순차적으로 들여다봤다. 국세청이 지난해 말 현대차 1차 협력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한데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 차명소유 의혹이 불거진 다스 특별세무조사에 나선 것으로 미뤄 일각에서는 이번 현대차 세무조사가 MB정권 사정의 일환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세에도 심한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공정위장에 내정된 시점부터 재벌개혁을 천명해온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 총수일가를 상대로 강도 높은 요구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지배주주 일가가 주력 핵심 계열사 주식만을 보유하고 나머지 비주력·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비주력·비상장 계열사로 총수일가가 다수 지분을 갖고 있는 부동산 관리회사나 물류, SI(시스템 통합), 광고회사 등을 꼽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정위 조사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부회장이 실적만 보면 존재 가치 없는 회사들을 인수‧설립한 까닭은

현대차그룹이 김 위원장의 발언에 긴장하고 있는 것은 계열 부동산 회사인 서림개발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황태자인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이 비상장 회사는 수년 전부터 정몽구 회장에서 정 부회장으로의 경영 승계 자금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던 회사다.

서림개발은 축산업과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이다. 정 부회장은 그룹 주력 업종과 전혀 동떨어진 지난 2009년 1월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동시에 서림개발 출자로 서림환경기술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서림개발과 서림환경기술, 두 회사를 한데 묶어 서림그룹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현대차그룹 내 정의선 소유의 그룹이라는 의미다.

회사 실적만 놓고 보면 서림개발은 존재의 의미가 없는 곳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이 회사의 매출은 최대 3억원에도 못 미친다. 오히려 매출보다 당기순손실이 많은 곳이다. 지난해의 경우 2억63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서림개발이 지분 75.41%를 보유한 서림환경기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9년 이후를 살펴보면 2016년에만 매출 1억원을 넘겼을 뿐, 나머지 해에는 많아야 1000만원대 수준이었고 아예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해도 다수였다. 서림개발처럼 서림환경기술 역시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광주 퇴촌면 일대에 약 133만㎡ 토지 보유…고속도로 건설로 땅값 수직상승

존재 가치는커녕 정 부회장에게 손해만 끼쳤던 서림개발과 서림환경기술이 수면 위로 부각한 것은 이 두 회사가 경기 광주에 어마어마한 넓이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그리고 이 소문은 사실로 밝혀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서림개발과 서림환경기술, 신농영농조합은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일대에 확인된 것만 132만9192㎡(약 40만2080평)의 땅을 갖고 있다. 신농영농조합은 서림환경기술 지분 24.59%를 보유한 관계사다.

서림개발은 현대차그룹에 편입되기 훨씬 이전인 1981년 11월, 1983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퇴촌면 관음리 일대 109만7398㎡(약 33만1963평)를 매입했는데, 정 부회장이 서림개발을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토지도 정의선 부회장의 소유가 됐다.

또 정 부회장의 서림개발 인수 시점 전후(2008~2010년)로 서림환경기술과 신농영농조합은 관음리‧도수리‧광동리 일대 23만1794㎡(7만118평)을 매입했다. 농업 관련 법인들이 영위 업종과 관련 없는 부동산 매입에 치중한 셈이다. 사실상 부동산 회사라고 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주목할 부분은 서림환경기술과 신농영농조합에 토지를 넘긴 기존 명의자 중 여러 명이 정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현대차그룹의 가신들이라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윤명중 전 현대하이스코 회장, 김용문 전 현대차 부회장, 정덕화 전 현대캐피탈 사장 등이다. 이밖에 현대차 1차 하청업체인 유라테크의 엄병윤 회장과 서림개발‧서림환경기술‧신농영농조합 3개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장세동 씨도 땅을 팔았다.

한편 퇴촌면을 지나는 서울 송파~양평(가칭)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민자에서 국가재정사업으로 전환돼 이 일대 토지 시세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엄청난 수혜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서 양평군 양서면을 잇는 26.8㎞의 4차선 고속도로를 2023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중간지점인 퇴촌면에는 IC가 개설된다.

광주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고속도로 건설 영향으로 퇴촌면 토지가격이 3~4배 뛰었다”면서 “중요 라인이 지나거나 IC가 개설되는 지역의 토지는 3.3㎡ 최대 1000만원을 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필주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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