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0 16:05  |  금융·증권

빈대인 행장의 ‘새로운 부산은행’, 겹겹이 쌓인 악재에 사실상 ‘공염불’

‘부실채권 증가·고배당 잔치·엘시티 특혜대출·채용비리 불감증’ 등으로 신뢰도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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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지난 9월 취임한 빈대인 BNK부산은행장
[웹데일리=김필주 기자] 엘시티 비리, 채용 비리 등 각종 비리로 얼룩진 BNK부산은행(이하 ‘부산은행’)이 빈대인 행장체제로 전환된지 10여개월이 지난 가운데 빈 행장이 산적한 난제를 해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작년 9월 14일 취임한 빈 행장은 당시 “고객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은행이 되야 한다”며 “조직 내 모든 부분을 원점에서 재검토·개선해 새로운 부산은행(New Busan Bank)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한 규제강화 방침을 발표하고 부산은행이 올해 1분기 지방은행 중 부실채권 비율이 크게 늘어나는 등 여러 악재가 겹치고 있어 빈 행장이 강조한 ‘새로운 부산은행’이 탄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부호가 찍히는 모습이다.

◎ 지방은행 평균 부실채권 증가 비율 보다 더욱 늘어난 부실채권 비율

지난달 8일 금감원은 ‘올해 1분기말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을 발표했다. 부산은행의 경우 올해 부실채권 비율(고정 이하 여신)은 1.47%로 지난해 1분기 1.00% 보다 0.47%p 증가했다.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부실채권 비율이 평균 0.12%p 감소했다.

같은 BNK금융그룹 계열인 경남은행과 대구·광주·제주·전북은행 등을 포함한 지방은행의 평균 부실채권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0.08%p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부산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1년 만에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제주·대구·전북은행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보다 오히려 부실채권 비율이 줄었고 광주, 경남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대비 각각 0.06%p, 0.13%p만 증가해 지방은행 중 부산은행만 가파른 부실채권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4월 한국기업평가는 부산은행에 대해 “부산지역 내 공고한 시장지위와 우수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감안할 때 재무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수익성·자산건정성·자본적정성 저하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훼손되거나 정부지원 가능성이 약화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실적부진에도 아랑곳 않는 배당 잔치 논란

부산은행은 당기순이익 급감 등 실적 부진을 겪는 와중에도 대주주인 BNK금융지주에 대해 고배당을 지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7년 부산은행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0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당기순이익 3268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산은행은 이를 무시한채 수익 절반 이상을 BNK금융지주에게 배당했고 BNK금융지주도 마찬가지로 주주들에게 고액 배당을 지급했다.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부산은행이 지난해 결정한 현금배당금 총액은 1149억원으로 이는 지난 2016년 799억원 보다 43.8% 증가했으며 이는 3년 만에 최대 배당액 규모다. 또 평균 배당성향도 1년 전에 비해 32.11%p 증가한 56.57%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부터 지방은행 1위를 기록했던 부산은행은 지난 2016년 당기순이익이 급감함에 따라 처음으로 지방은행 순위에서 2위로 밀려났다.

따라서 은행업계 일각에서는 부산은행이 1위 탈환을 위해 재무건전성 강화 등에 사용할 자금을 고배당 잔치에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 엘시티 특혜 부정대출로 땅에 떨어진 위기 대처 능력 회복도 관건

엘시티 관련 특혜 부정대출 사태 수습도 빈 행장이 해결해야 할 난제 중 하나다.

지난 5월 금감원은 부산은행에 대해 PF대출 신규 취급업무 관련 3개월 영업정지와 과태료 1억5000만원을 부과했다. 또 임원 2명에게는 문책경고(상당)를 1명에게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직원에 대해서는 정직 3개월(상당) 3명, 감봉 3개월(상당) 4명, 감봉 3개월 2명, 주의(상당) 6명, 주의 1명, 직원 2명 각각 과태료 1500만원을 부과하는 등 제재를 가했다.

금감원에 의하면 부산은행은 지난 2009년 9월 11일부터 2017년 2월 10일까지 엘시티 관계회사인 ㈜B○개발 등 8개 차주에게 총 1519억원의 여신을 부당 취급했다.

이외에도 부산은행은 엘시티가 군인공제회 차입금을 갚을 수 있도록 별도의 담보 없이 3800억원을 특혜 대출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반면 엘시티 사업 개발 당시 KB국민·신한·KEB하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이같은 피해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이를 두고 은행권 관계자들은 “2조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임에도 이익 추구를 우선시하는 대형 시중은행들이 전혀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는 점은 그만큼 이 사업에 위험 요인이 많았다는 증거”라며 “부산은행의 위기 대처 능력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제2의 엘시티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취임 6개월이 지나도 제시하지 못하는 ‘채용비리' 해법

빈 행장이 강조한 ‘새로운 부산은행 만들기’와 상반된 부산은행의 채용비리 대응 태도도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2월 ‘일요신문’은 부산지검 특수부가 부산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부산은행이 부정 채용된 이들에 대해 아무런 인사조치도 하지 않고 오히려 옹호하거나 지키기에 급급했다고 보도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채용한 게 문제라고 지적을 해도 아무도 그만두지 않는다. 오히려 지키기 급급한 은행들의 뻔뻔함에 놀랐다”라며 당시 부산은행의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새로 취임한 빈 행장이 여전히 은행 내에서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공정성과 형평성을 무시한 채용비리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같은 불공정행태를 제재로 처리하지 못하면 빈 행장의 리더십에도 금이 갈 것”이라고 성토했다.

지난 6일 법원 및 법조계 등 따르면 검찰은 부산·KB국민·KEB하나·우리·대구·광주 등 6개 은행의 채용비리를 수사한 결과 총 38명을 재판에 기소했다.

이 가운데 부산은행의 경우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겸 부산은행장 등 7명이 불구속기소됐고 박재경 전 BNK금융지주 사장 등 3명이 구속기소되는 등 가장 많은 인원이 채용비리에 연루돼 비난을 사기도 했다.

성 전 행장은 지난 2012년 부산시 전 세정담당관 A씨에게 시금고 선정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채용청탁을 받고 시험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동주 전 BNK저축은행 대표는 지난 2015년 부산은행 신입행원 공채 과정에서 부정 청탁을 받고 경남발전연구원장이었던 조문현 새누리당 전 의원 자녀와 전 부산은행장 외손녀의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혐의를 받았다.

부산은행에서 발생한 채용비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부산지법 등에 의하면 지난 2015년 부산은행 신입 행원 최종 합격자 76명 중 13명은 점수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당시 인사담당자들은 채용 청탁을 받은 지원자 중 일부를 ‘SB(Stone Brain : 돌머리)’라고 표기했던 게 알려져 인격모독 논란이 일었다.

이같은 사태를 바라본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산은행이 지방은행들 중 채용비리 온상이 된 것은 부산·경남권 지역 기득권층과 결탁된 토착비리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채용비리 수사를 계기로 부산은행에 대한 대대적인 대·내외적 쇄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뿐만아니라 금융업계 등에서도 부산은행 채용비리 사태가 내부통제 강화 등 본질적인 개선 없이 CEO교체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어 향후 빈 행장이 대응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필주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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