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1 09:58  |  산업일반

[전문가 칼럼]도전하는 인간, 메이커스(Makers)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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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상도 HD비디오 카메라 고프로 '히어로3'
[웹데일리=김인수 전략기술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서핑을 너무 좋아해 대학교마저 바닷가 옆의 대학으로 진학했던 젊은 청년이 있었다. 아이디어 넘치고 언제나 열정이 가득했던 이 청년은 대학 졸업 후 자신만의 꿈을 펼치기 위해 취업보다 창업을 택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고, 두 번의 창업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실의에 잠겨있던 그는 기분전환을 위해 갔던 서핑여행에서 운명의 세 번째 창업 아이디어를 얻는다.

그것은 바로 서핑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주는 소형 캠코더. 이것은 아직 세상에 없던 미충족 수요(Unmet needs)였다. 성공을 직감한 이 청년은 이후 4년간 하루 18시간 제품개발에 골몰하였고, 2004년 드디어 어느 스포츠박람회에서 첫 제품을 세상에 선보인다.

익스트림 스포츠에 최적화된 액션 캠코더 ‘고프로(Go Pro)’, 그리고 이를 개발한 당시 나이가 29살이였던 닉 우드먼(Nick Woodman)의 이야기다.

2004년 첫 시장출시 이후, 고프로는 스포츠매니아들의 폭발적인 반응 속에 열렬한 팬덤을 구축하며, 성장을 거듭하였다. 제품 초기, 얼리 어답터에 집중되었던 매출은 신제품 출시 때마다 완전완비제품(whole products)으로서의 성능 개선과 브랜드를 구축하며, 지난해 매출액은 12억 달러(약 1조3400억원)를 돌파하였다.

지난 13년간 전세계적으로 2700만대가 팔린 고프로는 자신의 여행과 스포츠 활동을 공유하고 싶은 수많은 젊은이들의 친구가 되었다. 유튜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고프로 사용자들이 촬영한 수많은 영상들이 있다.


고프로의 개발자이자 창업자인, 닉 우드먼은 사실 과학자나, 기술엔지니어 출신이 아니다. 그의 대학전공은 비주얼 아트였다. 대신, 그는 흘러버릴 수 있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열정과 노력으로 현실로 만들어 낸 ‘메이커(Maker)’라 할 수 있다.

‘메이커스(Makers)’란을 본래 ‘만드는 사람, 개발자, 제조자, 제조업체’ 등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후 ‘롱테일’과 ‘프리코노믹스(공짜경제학)’ 이론의 창시자인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자신의 책에서 ‘이전 세대와 달리 기술에 정통하고 디지털 도구를 갖춘 제조업자이자 혁신가’들로 새롭게 정의 내린 후, 젊은 기술창업자들을 보편적으로 일컫는 용어가 되었다.

닉 우드먼의 이야기는 수많은 메이커스의 성공 신화 중 하나에 불과하다. 대학에서 철학과 물리학을 전공하다 자퇴 후, 차고에서 매킨토시를 개발했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도 메이커였다. 차별화된 검색엔진으로 전세계 최대 IT공룡기업으로 성장한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과 래리 페이지(Larry Page) 등도 그 시작은 매우 미약한 메이커였다.

지난 30여년간의 정보혁명은 수많은 젊은 메이커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통신과 IT기술의 보편화는 돈 없는 젊은 메이커스에게도 기술과 시장의 접근가능성을 현격히 높여 주었던 것이다. 우리에게도 ‘김기사’, ‘스타일난다’, ‘한경희 생활과학’ 등이 한국의 성공한 메이커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 환경이 사이버 환경과 결합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앞두고 있는 현재,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모험정신으로 무장한 전 세계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과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메이커스 대열에 새로이 들어서고 있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예비 메이커스(Makers)들을 위한 개발환경과 사업환경도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팹랩(Fab Lab), 테크샵(Tech Shop) 등 메이커스를 위한 물리적 인프라들이 정부와 민간의 고른 지원 하에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또한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Accelerating program),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 등으로 알려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잠재력을 갖춘 젊은 메이커스들을 위한 모험자본 생태계도 한층 활성화되고 있어 과거 어느 때보다 국내 메이커스들의 사업환경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스타트업 창업 성공률은 1%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날 것의 아이디어가 고객들의 냉정한 평가를 거쳐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반증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성공한 1%의 메이커에 가려진 실패한 99%의 메이커스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냉혹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저명한 벤체캐피탈리스트이자, 책 ‘파괴적 혁신’의 쓴 제이 새밋(Jay Samit)은 과거 인류역사와 비교해 21세기만큼 역동적인 부의 추월이 가능한 시대는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제품·서비스 혁신과 가치혁신 이전에 자기혁신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혁신의 시작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용기와 두려움을 떨쳐내는 자기 확신일 것이다. 유한한 시간을 살다가는 인간이 진정한 자기 파괴적 혁신을 통해 세상을 위한 새로운 가치와 기회의 창을 열기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은, 두려움 없이 미지의 문을 열고 들어설 용기와 자기 확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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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한국외대 경제학 졸
·서울대 농경제학 석사과정수료
·전략기술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現)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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