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1 22:32  |  스포츠

[월드컵 하프타임] ‘20년 이상의 기다림’ 잉글랜드 VS 크로아티아

[웹데일리=이민우 기자] 러시아 월드컵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프랑스가 벨기에전에서 승리하면서 결승전에 선착했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가 일전을 벌인다. 지금까지 두 팀은 메이저 대회 결승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축구종가’라는 별명과 ‘동유럽의 맹주’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지만, 메이저 대회 성적은 항상 기대보다 못했다.

과연 명예 회복의 기회는 어떤 팀이 가져갈까. 러시아 월드컵 마지막 4강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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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잉글랜드·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 ‘20년 이상의 기다림’ 잉글랜드 VS 크로아티아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는 정말 오랜만에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22년, 크로아티아는 20년을 기다렸다. 두 팀은 긴 기다림을 끝내고 이제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앞으로 나가길 바라고 있다.

잉글랜드는 유로 1996년 당시 겪은 승부차기로 눈물을 흘렸다. 4강전에서 독일 상대로 연장전까지 치른 잉글랜드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잉글랜드는 8강전에서 이미 스페인을 상대로 승부차기 승을 거두며 올라온 상태였다.

승부차기가 시작되고 잉글랜드와 독일의 첫번째 선수부터 다섯번째 선수까지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잉글랜드의 여섯번째 선수가 승부차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독일 골키퍼가 슛을 막아내면서 잉글랜드의 첫 실축이 나왔다.

반면 독일은 여섯번째 선수가 찬 슛이 골망을 갈랐다. 승부차기 스코어 5-6.

잉글랜드가 30년 만의 결승전 진출에 실패하는 순간이었다. 잉글랜드는 이 승부차기 패배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20년 넘게 승부차기 승을 거두지 못했고 8강 문턱을 넘어보지도 못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유로 1996년 아픔과 가장 가까이 있는 인물이다. 당시 실축한 잉글랜드의 여섯번째 선수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자신이 22년 전 범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승부차기에 철저히 대비했다. 준비한 결과는 16강에서 바로 드러났다. 잉글랜드가 콜롬비아와 승부차기에서 22년 만에 메이저 대회 승부차기 승리를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징크스를 깬 것에서 자신감을 얻은 듯 8강 상대인 난적 스웨덴마저 완파하고 4강에 올랐다. 스웨덴 역시 잉글랜드가 오랜 기간 징크스로 고생한 상태였기 때문에 잉글랜드의 현재 자신감은 최고조다. 4강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1966년 이후 처음으로 잉글랜드는 메이저 대회 우승을 기회를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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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잉글랜드·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크로아티아는 1998년에 월드컵에 첫 출전 했다.다보르 슈케르와 즈보니미르 보반·로베르토 프로시네츠키를 앞세운 크로아티아는 다크호스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4강에 올랐다. 당시 크로아티아가 격파한 상대는 게오르게 하지가 버틴 루마니아와 전통의 강호 독일이었다. 하지만 4강에서 프랑스를 만난 크로아티아는 2-1로 패배하며 돌풍을 끝내야 했다. 그나마 네덜란드를 3-4위전에서 꺾고 차지한 3위 자리가 크로아티아의 아쉬움을 달랬다.

크로아티아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4강까지 도달하는 여정은 쉽지 않았다. 크로아티아는 16강 전에서 강호 덴마크를 만나 연장전에 이은 승부차기 승부를 펼쳤다. 8강전에서는 개최국 러시아를 만나 2-2 난타전과 더불어 또다시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겪어야 했다. 다행히 골키퍼 수바시치가 갖은 선방을 해내며 크로아티아를 살려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가 겪은 정신적 부담감과 체력 소모는 상상 이상이다.

대신 크로아티아는 이번 4강전에 승리하면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막대하다. 동유럽의 맹주 자리가 크로아티아에게 주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1962년 월드컵의 체코 슬로바키아 이후 56년 만에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한 동유럽 국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이기면 크로아티아가 동유럽 국가 최초로 월드컵 우승을 한 국가가 될 수도 있다. 크로아티아 선수가 동유럽 축구 최초로 월드컵 골든 볼을 수상 하는 것은 덤이다.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 둘 중 어느 나라가 20년 이상 이어진 기다림을 끝내고 결승전이 열리는 루즈니키 스타디움으로 향할 수 있을지 지켜보기 바란다.

◇ 득점 불안한 잉글랜드 VS 지친 크로아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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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4강전에 임하는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는 저마다 걱정이 있다.

잉글랜드는 불안한 득점력이 걱정이다. 잉글랜드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11골을 득점했다. 수치상 잉글랜드의 득점력은 나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득점은 세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잉글랜드의 득점은 오픈 플레이 기반 3득점, 세트피스 기반 5득점, 페널티 킥 3득점 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잉글랜드가 얻는 득점이 너무 빈곤하다.

잉글랜드의 주 공격수 해리 케인이 처한 상황도 비슷하다. 해리 케인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6골을 득점했다. 하지만 오픈 플레이에서 뽑은 득점은 1골뿐이다. 나머지 5골 중 2골은 세트플레이, 3골은 페널티 킥으로 득점한 골이다.

잉글랜드의 세트피스는 기대 이상이지만 안정적인 득점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세트피스는 지나치게 변수가 많을뿐더러 상대 수비진이 미리 대처하기 쉽다. 어느 정도 요행과 상대 팀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이 동반돼야 한다. 특히 잉글랜드가 사용한 세트피스 전술은 4강 까지오면서 많이 노출됐다. 크로아티아가 분석을 통해 경계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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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크로아티아는 선수들의 지친 체력이 큰 걱정이다. 16강전과 8강전은 크로아티아에게 너무나 고통스러운 경기였다. 정규시간에서 연장전·승부차기까지 이어지는 혈투를 2연속으로 겪어야 했다. 특히 크로아티아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각하다.

400분 이상 뛴 선수가 골키퍼를 제외하고도 6명이나 된다. 루카 모드리치는 무려 485분을 뛰었다. 이반 라키티치·이반 페리시치도 430분 가까이 출전했다. 세 선수는 크로아티아 전술의 핵심 역할을 하는 미드필더들이다.

4강전 상대인 잉글랜드가 존 스톤스와 해리 맥과이어를 제외하면 400분 이상 출전한 선수가 없는 것과 대조된다. 게다가 존 스톤스와 해리 맥과이어는 중앙 수비수이기에 크로아티아 미드필더들에 비해 출전 시간 대비 체력 소모가 적은 편이다. 크로아티아가 자랑하는 중원 장악력이 4강전 끝까지 유지되지 못할 가능성이 생겨난 상황이다.

◇ 주목할 선수 : 잉글랜드 제시 린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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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제시 린가드는 선수 생활 초기,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격 시 위치선정과 활동량은 준수했지만, 볼 컨트롤과 드리블이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제시 린가드가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 단계 발전할 모습을 보여줘도 반짝 활약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잉글랜드의 '7번'이 제시 린가드에게 배정됐을 때도 축하보다는 의문 섞인 시선이 더 많았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활력소로 거듭난 제시 린가드는 등 번호 7번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제시 린가드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고 있다. 상대 팀은 매 경기 폭넓은 활동량과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제시 린가드에게 밀려 중원 싸움에서 크게 고전했다. 제시 린가드는 지난 16강전과 8강전에서 각각 15.4km·12.0Km를 뛰었다. 일반적인 미드필더가 한 경기에서 뛰는 활동량을 가볍게 넘어선 수치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제시 린가드는 개인 기록도 준수하다. 공격 포인트는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 부문에서 제시 린가드가 기여하는 모습은 드리블 성공 팀 내 2위·패스 성공률 2위(4경기 이상 출전한 잉글랜드 선수 중)로 잘 나타난다. 제시 린가드는 수비적인 부문에서도 태클을 평균 1.3개씩 기록해 잉글랜드의 중원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제시 린가드는 4강전에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인 루카 모드리치와 만난다. 루카 모드리치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의 4강을 이끌며 골든볼에 근접해 있는 선수다. 제시 린가드에게는 다소 버거운 상대일 수도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제시 린가드가 펼친 활약이 좋긴 했으나 루카 모드리치에 비교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만약 제시 린가드가 루카 모드리치의 반이라도 활약해준다면 강력한 크로아티아 중원과 맞붙을 수 있다. 잉글랜드는 러시아 월드컵 내내 변형 쓰리백 전술을 쓰면서 빌드업을 백쓰리와 양쪽 윙백에게 분산하고 있다. 제시 린가드가 백쓰리을 도와 체력이 많이 소모된 크로아티아 중원을 흔들어 준다면 '명예회복의 기회'는 잉글랜드 쪽으로 기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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