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3 19:24  |  문화산업

게임업계 아이템 자율규제 강화, 게임사 준수 현황 살펴보니

"자정작용 효과" vs "신뢰성 없어" 엇갈리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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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웹데일리=이선기 기자] 한국게임산업협회가 7월 1일부터 게임 아이템 개별 확률을 공개하고 자율규제 대상을 모든 게임으로 확대하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확대 강화안'을 시행키로 했다. 기존 자율규제 조건을 두고 실효성이 적다는 업계의 지적에 조건을 강화키로 한 것이다.

이달부터 적용된 강화안은 확률형 아이템 구성 비율을 개별 확률로 공개하도록 하고, 해당 정보를 아이템 구매화면 등을 통해 게임 내에서 고지해야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한 적용 대상을 기존보다 확대해 모든 플랫폼과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더불어 기존 자율규제에서 적용되던 조항들은 그대로 유지된다. 규제 감독과 사후 관리는 자율규제 평가위원회에서 수행하고, 사업자의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해 미준수 게임에 대해서는 결과 공표 등의 페널티를 부과한다.

◇ 게임사 준수현황, 3N “선제 적용 완료”·중소 게임사 “시간 필요"

강화안이 시행된 지 3주 가량이 지난 현재, 대형 게임사들은 이미 적용을 마친 상태다. 이른바 ‘3N’이라 불리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은 강화안 시행 이전부터 강화안을 충족하는 조건을 모든 게임 내 반영한 상태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자율규제 강화안에 충족하는 조건을 지난 4월부터 순차 적용해 현재 모든 게임에 적용을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베스트셀러 모바일게임 <리니지M>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개별 확률을 게임 내 구매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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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리니지M' 게임 내 아이템 구매화면 모습. '%상세보기'를 통해 개별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리니지M' 게임화면 캡처)

넥슨과 넷마블 역시 모든 게임에 강화안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넥슨 관계자는 “이미 3개월 전부터 선제적으로 시행 중"이라면서 “모든 게임 내 적용이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NHN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NHN엔터 관계자는 “포커게임 등 게임머니를 사용하는 웹보드 게임을 중점적으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 유저 근절을 위해 특히 더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제한된 인원을 운용하는 중소 게임사들은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강화안을 모든 게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마켓 검수 등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사는 자율규제이행우수기업상(2017년)을 수상하는 등 자율규제를 철저히 이행해 왔던 만큼 강화안의 경우도 빠른 시일 내에 작업을 마무리하고 준수 요건을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도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건강한 게임문화 정착을 위해 자율규제를 준수하고 있다"면서 “새롭게 시행된 강화안 역시 대부분의 게임에 적용한 상태이며, 빠른 시일 내 모든 게임에 적용을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한국게임산업협회 “국내 게임사 준수율 90% 이상... 자정작용 효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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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게임산업협회)

자율규제를 주도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사들의 자율규제 이행 여부에 대해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협회 측은 “국내 게임사의 경우 최근 90% 이상의 준수율을 보여왔다"면서 “강화안 역시 대형 게임사들을 시작으로 잘 정착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중소 게임사의 경우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 일정 기간을 유예기간으로 둔 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시행 첫 달인 이달에는 이행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자율규제인 만큼 규제를 강제할 수는 없으나, 매달 이행 결과를 공표해 게임사들에게 ‘자정작용'을 촉구하는 등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이미 효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소비자 반응은 “글쎄"... 국회 “법적으로 규제해야"

그러나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자율규제의 준수 여부는 어디까지나 게임사의 자의적 선택에 따를 뿐더러, 실효성도 미비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협회에서는 매달 모니터링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표하는 것이 사실상 할 수 있는 전부다. 게임을 즐기는 모든 유저가 공표 사실을 알 수 없을 뿐더러 막상 부정행위가 발견됐을 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수단은 전무하다. 해외 게임사의 경우 자율규제를 이행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더구나 자율규제를 비웃듯 일부 게임사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획득 확률 등 정보를 허위로 노출한 사례도 있어 신뢰성에도 금이 간 상태다. 실제로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과 넷마블, 넥스트플로어 등 3사에 아이템 획득 확률 허위 기재 행위에 따른 시정명령과 함께 높은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특히 넥슨은 금액 규모가 3사에 부과된 전체 금액의 9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률을 과도하게 낮게 설정하는 것도 문제지만, 조작하거나 편법을 사용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이같은 행위 덕분에 이미 게임업계의 신뢰도는 크게 하락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건전한 게임문화가 자리잡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게임의 사행성 문제로부터 이용자 보호를 위한 포럼'이 열리면서 법적 규제 여부를 다시 테이블 위로 올려 놓았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은 “게임산업이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사행성게임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고 게임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확률형 아이템 등을 활용한 사행성게임은 재산상 손실이라는 개인적인 문제부터 중독 등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특히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변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함께 토론에 참여한 김규직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게임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이 낮다고 해서 사행성 요소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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