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6 09:36  |  산업일반

[단독] 코레일네트웍스는 채용비리 ‘복마전’…대표 연루·임직원 무더기 징계

곽 전 대표 지시로 불합격→합격 ‘둔갑’…“박율근 현 대표는 ‘허수아비’로 인적 청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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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승차권 발권 현장 [사진=뉴시스]
[웹데일리=신경철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KN) 고위직 임직원들이 지난 2월 국토교통부 감사에서 ‘채용비리’ 혐의로 무더기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몸통으로 지목된 곽노상 전(前) 대표이사는 임기 만료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곽 전 대표는 코레일 사업개발본부장을 역임하고 지난 2016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26일 웹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국토부 감사보고서인 ‘코레일네트웍스 채용실태 점검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코레일네트웍스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채용비리, 채용업무 소홀 등 총 4가지 위법 사항을 확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레일네트웍스는 지난해 2월 KTX 운수관리원(정비)을 채용하면서 서류전형 결과를 조작해 2급(3급 1명 포함)에 해당하는 고위직 임원 5명이 ‘경고’ 조치를 받았다.

또 지난 2016년 12월 역무(현업직)직 최종합격자 37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면접위원들이 면접점수를 기입하지 않고 단순히 명단과 순위만 표기해 역시 2급(3급 1명 포함)에 해당하는 고위직 임직원 5명이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들은 지원자별로 조직문화 적합성(20점), 논리 및 정확성(20점) 등 5개 항목별로 점수를 매겨 합산해 등수를 산출해야 하지만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최종 합격자를 임의로 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코레일네트웍스의 임직원은 약 1600명이며, 이 중 2급 고위직은 총 13명이다. 결과적으로 2급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채용비리에 연루돼 무더기 징계를 받은 것이다.

이 외에도 2016년 8월 실시된 채용은 블라인드 전형(학력·가족관계 등 개인정보 비공개 전형)이지만 지원서에 친인척이 코레일에 근무하고 있다고 작성한 1명과 출신 학교를 적은 2명이 모두 최종 합격했다. 담당 직원은 업무소홀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


◇ 곽노상 전 대표이사 채용비리 연루…“박율근 현 대표이사 체제로는 개혁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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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상 전 코레일네트웍스 대표이사
주목할 부분은 KTX 운수관리원(정비) 채용과정에서 곽노상 전(前) 대표가 ‘채용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당시 서류전형 평가결과 A씨(84.33점)가 1위, B씨(80.00)가 2위를 차지했다. 나머지 응시자 3명은 모두 70점 이하를 받아 불합격 처리됐다.

곽 전 대표는 ‘나이’ 등을 이유로 탈락한 응시자 중 한 명을 2위로 올려 합격시키도록 지시했다.

채용 심사기준에 따르면 서류전형 평가가 끝난 후 ‘나이’ 등 다른 항목을 이용해 순위를 변경하는 것은 규정 위반이다. 하지만 곽 전 대표의 지시를 받은 담당 임원(2급)은 서류전형 결과를 바꿨고, 이 임원 역시 ‘임직원행동강령’ 위반으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

곽 전 대표의 임기는 2016년 3월부터 올해 3월 까지다. 곽 전 대표는 ‘해임’ 등의 처분을 권고 받을 예정이었으나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 임기가 끝나 결국 처벌을 받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징계 절차에 들어가면 이사회 등의 의결을 필요하지만 그 전에 임기가 만료돼 실제 징계를 권고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코레일과 그 자회사 중 한 곳인 코레일네트웍스는 과거부터 채용 비리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기관”이라며 “국토부가 감사를 제대로 해 이번 기회에 적폐를 해소했어야 했는데 산하기관이라 (감사를) 살살 해준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코레일네트웍스는 곽 전 대표가 물러난 후 당시 교통사업본부장(1급)이었던 박율근 상임 이사(올해 3월 임기 만료)가 새 대표이사 선출 시까지 임기를 연장해 임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 대표이사는 홍사덕 전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본부장 임명 당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보은 인사’라는 지적을 받아온 인물이다.

코레일네트웍스는 “국토부·감사원 등의 지적사항을 모두 반영해 완벽한 채용제도 개선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코레일네트웍스의 내부 사정상 채용제도 개선이 당장 이뤄지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임기를 보장 받지 못해 사실상 ‘허수아비’인 임시 대표이사 체제 하에서 코레일네트웍스가 과연 제대로 된 개혁을 할 것으로 보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미 채용비리로 고위직 임원 상당수가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개혁은) 불가능하다. 새로운 대표이사가 하루 빨리 부임해 ‘인적 청산’을 완료해야 제도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코레일 임직원 친인척 30명 채용은 ‘사실’…‘불법’ 여부는 확인 불가”

코레일네트웍스는 코레일을 대신해 승차권 발권, 전국 철도역 주차장 관리, 광역철도 역사 운영, 광명-사당 셔틀버스 운영, KTX 특송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한 언론 매체는 “코레일네트웍스가 임직원과 친인척 관계인 30여명이 불법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은 공개경력채용 과정을 통해 입사했으며 주로 광역철도 역사 운영과 관련한 매니저나 총괄매니저, 위탁역장 등의 역무 업무에 배치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코레일네트웍스측은 “코레일 및 코레일네트웍스의 임직원과 친인척 관계인 30명이 채용된 것은 사실이나 공모를 거쳐 투명하게 채용됐다”며 “국토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언론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고 반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친인척 불법 채용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는 국토부가 관련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의미지 불법 채용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국토부 관계자 또한 “코레일 및 코레일네트웍스의 임직원 친인척들이 10여 년 동안 이들 기관에 채용됐지만 서류 보존 기간이 5년이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며 “당사자가 양심고백 하지 않는 이상 불법 채용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신경철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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