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7 08:44  |  WD뮤직

걸그룹 라붐, '소녀'와 '여인'의 극명한 온도 차이

[웹데일리=고경희 기자] 라붐이 1년간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새롭게 들고 나온 앨범 <비트윈 어스(Between us)>에서 180도 달라진 라붐을 볼 수 있다.

신곡 '체온'은 라붐에게 새 옷과 같다. 조금은 낯설지만, 금세 제 옷처럼 잘 어울린다. 옷이 날개라더니. 수많은 소녀 사이에서 이제야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 걸그룹 전쟁에서 ‘소녀’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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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붐 '슈가슈가' 활동 당시의 모습 (사진=글로벌에이치미디어)

라붐은 브라운 아이드 걸스를 키워낸 '내가 네트워크'와 임창정의 'NH 미디어'가 오랜 시간 준비해 내놓은 걸그룹이다. 그만큼 가창, 춤, 외모 뭐하나 빠지지 않는 멤버들이 모였다. 앨범도 '아이코닉 사운즈' 등 실력 있는 프로듀서 덕에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문제는 아는 사람만 안다는 것이다.

음원 실적이 좋지 않았다. 멜론 차트 100위 안에 든 적이 손에 꼽는다. 수상 경력도 단 한 번. 작년 <뮤직뱅크>에서 2집 미니앨범 <미스 디스 키스(MISS THIS KISS)>로 1위를 차지한 적이 있으나 이마저도 기획사가 사재기 했다며 논란이 일었다.

노래 좋고, 멤버들 구성도 모자란 점이 없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 걸까.


라붐은 줄곧 대중에게 '소녀' 이미지를 어필해왔다. '슈가슈가'에서는 파자마를 입고 막춤을 추는 깨방정 소녀였고, '상상더하기'에서는 모험을 떠나자고 보채는 말괄량이 소녀였다.

하지만 '국민' 타이틀을 점령하기에는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음악시장은 '아이돌 춘추전국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걸그룹만 200개가 넘는다. 거기다 국민 프로듀서를 등에 업은 101명의 소녀까지.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오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결국 라붐은 데뷔한 지 4년 만에 이미지 재정비에 나섰다. 풋풋한 소녀들은 이제 없다. 대신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그 빈자리를 가득 채웠다.

◇ 여인의 향기가 '온몸으로 퍼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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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붐 5집 싱글 앨범 '비트윈 어스(Between Us)' 공식 사진 (사진=글로벌에이치미디어)

“체온과 체온이 맞닿을 때
입술과 입술이 부딪힐 때
oh 이유 모를 향기가
날 너무 설레게 해”

(라붐 ‘체온’ 중에서)

'입술', '체온' 가사부터 반전이다. 단어 선택이 과감하다. 무대는 엄정화 '초대'가 떠오른다. 긴 팔이 드러나는 검은 의상과 곡 중간중간 삽입된 '짝짝' 박수 소리까지. 역대 섹시 아이콘이었던 선배 엄정화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향수를 바르는 듯한 춤도 곡 콘셉트와 찰떡이다. 느린 박자에 맞춰 살랑이는 몸짓은 묘한 유혹과 몽환이 은은하게 흐른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간 흔적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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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붐 '체온' 뮤직비디오

“문뜩 체온이란 단어가 떠올랐는데요. 거기에 가사와 멜로디를 붙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쓴 곡입니다”

(라붐 소연, <뮤직뱅크> 인터뷰 중에서)


라붐은 음악성도 놓치지 않았다. '체온'은 메인보컬 소연이 작사·작곡한 노래다. 그래서인지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소연이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곡과 잘 어울린다. 여기에 지엔, 유정, 해인, 솔빈 나머지 멤버들의 음색도 빛을 발한다.

어느 때보다 계획이 철저하고 완성도가 높은 앨범이다. 라붐이 1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큐트’아니면 '섹시'. 걸그룹이 걷는 전형적인 길이다. 라붐은 '섹시'를 선택한 거 같다.

'체온'이 라붐에게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길다고 보면 긴 4년이다. 인기가 절실히 고플 시기다. 소녀들의 과감한 변신에 응원을 보낸다.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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