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7 15:19  |  MCN·웹영상

[웹드 인 더 트랙] 연인의 거짓말을 알아챘다, 청춘들의 이별 이야기 '시작은 키스'

현실적인 이별 그린 노래와 웹드라마 '시작은 키스', '끝', '새빨간 거짓말'

[웹데일리=조내규 기자] '웹드 인 더 트랙'은 웹드라마 한 작품을 선정해 리뷰한 기사입니다. 작품의 내용이 일부 노출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필자의 인생 노래 가사와 드라마를 뽑는다면 토이의 '좋은 사람'과 <응답하라 1988>이다. 두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 뒤에서 바라보기만 하고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인생 작품으로 꼽은 이유는 하나다. 부끄럽지만 필자의 인생에도 비슷한 순간이 있었고 그 이야기에 공감했다.

공감대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오는 작품은 매력적이다. 이야기는 허구일지언정 자신이 공감하는 순간부터 현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드라마와 노래에도 추억의 한순간을 생생하게 불러오는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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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키스〉 포스터(사진=스튜디오 룰루랄라)

오늘 리뷰할 웹드라마는 <시작은 키스>다. JTBC 디지털 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제작해 유튜브, 네이버 TV 등에서 방영됐으며 총 20부작이다. 두 쌍의 남녀 커플이 서로 오해하는 과정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 참을 수 없는 거짓말로 시작되는 이별, <시작은 키스> 2화

연인의 끈끈한 신뢰는 어떻게 무너지기 시작할까? <시작은 키스>는 이별이 시작되는 시점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수빈의 남자친구 호연은 여자친구를 굳게 믿고 있다. 일에 바쁜 수빈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어도 그의 사랑은 변함없다. 하지만 어느 날 수빈은 술에 취해 낯선 남자와 술집에서 키스를 나눈다. 호연은 야근한다던 수빈이 다른 남자의 차에 타는 것을 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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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수빈을 마주한 호연(사진=2화 中)

두 연인의 관계는 수빈의 두 가지 실수 때문에 무너지기 시작한다. 첫 번째는 낯선 남자와 나눈 키스, 두 번째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그녀의 '새빨간 거짓말'이다. 지난밤에 전화를 왜 안 받았냐는 호연의 말에 수빈은 직장 때문이라는 뻔한 변명을 늘어놓고 만다. 호연의 믿음이 부서져 버리는 순간이다.


어느새 호연에게 수빈의 모든 건 새빨간 거짓말이 된다. 수빈이 자신을 속인다는 생각이 호연의 머릿속을 맴돈다.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 난 걸 모르는 수빈은 태연하기만 하다. 감정이 복잡해진 호연은 벌컥 화를 내고 발사된 감정의 탄환은 이별을 향해 날아간다.

"모든 게 어느새 새빨간 네 거짓말
예쁜 그 입술을 믿었어 모든 게 부서져 버렸어
이젠 놓아줘 제발 차라리 내가 싫다고 말해
더 이상 나를 속이지 마 버리기에는 아까운 거니"
(비투비, 새빨간 거짓말 중에서)

2017년에 발매된 비투비의 '새빨간 거짓말'은 연인의 계속된 거짓말에 지쳐 이별을 결심하게 되는 과정을 묘사한 노래다. 가사 속 주인공과 호연이 직면한 상황이 똑 닮았다. 연인의 거짓말이 오랜 사랑과 추억을 휩쓸어 가버린 거다. 두 주인공은 대처할 겨를도 없이 상처를 견뎌내야 한다. <시작은 키스>는 주변에 있을법한 사회 초년생의 시선으로, 비투비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가사로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 싫어진 거잖아 떠나줄게, <시작은 키스>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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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심을 눈치챈 민하(사진=17화 中)

연애할 때 가장 비참한 순간을 꼽는다면 '연인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챘을 때'가 아닐까? <시작은 키스>를 보면 이 의견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커플 우성과 민하가 그 가슴 시린 순간을 보여준다. 우성의 여자친구 민하는 이른바 ‘쿨하고 좋은 여자’다. 여자친구로서 질투할만한 상황에서도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밝은 미소를 지우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좋은 여자로 보이고 싶은 민하의 가면이었다. 애써 쿨한 척하지만 민하는 이미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긴 걸 예감했다. 우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여자 이야기를 꺼내고 다른 여자와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지치다 못한 민하는 이별을 통보한다. 민하는 우성의 행동을 ‘헤어져달라는 애원’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차라리 화를 내지 싫어졌다고 말을 하지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었니
내가 갈게 애써 미안한 표정 하지 마
싫어진 거잖아 그래 널 떠나 줄게"
(권진아, 끝 중에서)

연인의 변심을 예감했을 때만큼 가슴 답답한 상황은 없을 것이다. 권진아의 ‘끝’이란 노래의 주인공도 비슷한 순간을 맞이한다. 변한 연인의 얼굴을 마주했고 어쩔 수 없이 이별을 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별이 끝나고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연인의 이기심이다. 헤어지자고 말한 건 자신이고 그 매정한 역할을 떠맡은 게 화가 나기 때문이다.

◇ 연결고리 키워드 :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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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는 민하(사진=17화 中)


이별을 겪은 청년들에겐 위로가 절실하다. 취업 불황과 다포세대라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는 관계의 상처가 두 배는 더 곪아있을 것이다. <시작은 키스>는 그런 청춘들에게 '너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극 중 인물들이 현실 속의 청춘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인 호연은 직장인 여자친구에게서 열등감을 느끼고, 민하는 찌질한 여자가 되기 싫어 질투하는 마음을 감추고 전전긍긍한다.

비투비와 권진아의 노래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일상 속의 평범한 말투로 적혀있는 가사는 구구절절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테면 "싫어진 거잖아", "차라리 내가 싫다고 말해"라는 가사는 절규하는 대사에 가깝다. 연인과 헤어지던 날에 내뱉은 말을 그대로 노래 가사로 옮겨놓은 듯하다. 노래를 듣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실망하거나 상처를 줬던 자신의 경험이 저절로 떠오른다. 가사 속의 주인공에 동질감이 느껴진다.

두 노래와 드라마는 마음의 이야기를 대변한다. 시청자들은 자신을 무시하는 수빈에게 벌컥 화를 내는 호연이 되었다가 연인의 거짓말에 분노하며 독한 말을 쏟아내는 비투비의 목소리가 되기도 한다. <시작은 키스>와 비투비의 '새빨간 거짓말', 권진아의 '끝'은 한마디로 공감대를 타고 떠나는 이별 여행이다. 드라마와 두 노래를 함께 감상한다면 훨씬 강렬한 체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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