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0 22:21  |  부동산

집값·전셋값 동반하락…750조 '전세부채' 우려 커진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13주 연속 하락…역전세 본격화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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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 상가에 매매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웹데일리=김중호 기자]
집값·전셋값이 동반 급락하면서 750조원으로 추정되는 ‘전세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국민은행 조사 기준으로 13주 연속 하락했다. 전셋값은 올해 들어 하락 폭이 커져 지난달 셋째주 0.08%, 넷째주 0.07% 내렸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 첫째주(-0.10%)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도 이번달 첫째주에 0.08% 하락하면서 지난해 11월 둘째주 이후 13주 연속 약세를 보였다.

집값 하락기는 2010년대 초반에도 잠시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전셋값이 올랐다는 점에서 최근 상황과 다르다. 집값과 전셋값의 동반 추락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과 세입자가 은행에서 빌린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가 크다.

서울대 경제학부 김세직 교수와 주택금융연구원 고제헌 연구위원은 지난해 ‘한국의 전세금융과 가계부채 규모’ 논문에서 “전세부채가 750조 원 규모로 커진 것은 만성적 저금리 정책과 만성적 부동산 경기부양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저금리 장기화와 정부의 규제 완화가 집값·전셋값을 급격히 끌어올렸고, 부동산 투기심리가 보태져 전세부채를 키워 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세부채가 더해진 가계부채가 2200조 원에 이르며, 금리 인상과 집값·전셋값 하락 등 대내외 충격과 정책실패가 일어나면 대규모 금융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아직 ‘위기’가 목전에 닥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역전세난이 전국에 걸쳐 발생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전세가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 발생으로 전세자금대출 부실화 및 세입자 피해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실제 전세대출은 총 전세부채 가운데 90조원으로 추정된다. 5대 시중은행 기준으로 지난해 말 63조원이다. 2016년 말에는 33조원이었다. 2년 만에 약 2배로 급증한 것이다.

역전세난이 현실화하면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보증회사가 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돌려준 돈이 1년 새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보증보험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이들 전세대출 보증기관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보증금은 지난해 1607억원으로, 2017년(398억원)의 4배를 넘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역전세가 광범위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고, 집값이 급락한 일부 지방에선 집을 팔아도 보증금을 못 주는 깡통전세도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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