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2 15:09  |  웹툰·만화

[웹툰이 좋다] '문래빗', 웃음 연발 '병맛'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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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웹툰 '문래빗'
[웹데일리=김찬영 기자]
이야기는 별주부전에서 시작된다. 용왕은 육지에 간을 놓고 왔다며 도망친 토끼를 끝까지 쫓고, 결국 토끼 일족을 몰살시킨다. 용왕은 토끼의 간을 먹고 그토록 원하던 영생을 얻는다.

그러나 살아남은 토끼 일족들이 있었고 그들은 달에 숨어 복수를 꿈꾼다. 그 사이 용왕과 그의 수하들은 바다에 뛰어든 '심청'의 유전자를 통해 인간의 육체까지 손에 넣는다.

토끼 일족은 복수를 위해 인간의 아이를 데려다 키운다. 철저한 훈련 끝에 살아남은 아이는 단 한 명, 주인공 '도생원'뿐. 17살 도생원은 그를 키운 '도 원사'와 함께 용왕을 치러 지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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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생원'은 호된 훈련을 받은 끝에, 엄청난 인간 병기로 자란다, 사진=네이버웹툰 '문래빗'
설정만 보면 '문래빗'은 거의 영화 '테이큰' 급 복수극이다. 매주 용왕과 도생원의 혈투가 펼쳐질 것 같다. 그러나 '문래빗'은 철저한 개그 만화다. 멋진 액션보다도 피식피식 웃음이 터지는 병맛 대사가 돋보인다.

병맛의 시작은 주인공 도생원의 허당끼다. 달에서만 살아온 그는 인간 세계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그로 인해 도생원이 가는 곳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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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생원의 순수한 답변. 정말 뜻을 몰라서 '응'이라고 답한 것이다, 사진=네이버웹툰 '문래빗'
사건은 2화 만에 터진다. 지구에 도착한 도생원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입학 첫날 그는 같은 반 일진 '구승태'가 동급생을 폭행하는 모습을 본다. 생소한 광경을 멍하게 쳐다보는 도생원. 구승태는 그에게 뭘 쳐다보냐며 으름장을 놓는다.

반 아이들은 구승태의 날 선 말투를 듣고 식은땀을 흘린다.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지지만 도생원은 자꾸 엉뚱한 말을 내뱉으며 구승태의 심기를 긁는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날린 구승태. 기고만장했던 그는 호된 참교육을 당한다.

다른 일진 패거리와 대면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디서 왔냐는 그들의 질문에 도생원은 "알 거 없잖아"라고 답한다. 시비 거는 게 아니다. 정체를 감추기 위한 매뉴얼대로 행동했을 뿐이다. 단지 자신의 말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감을 못 잡는 거다.

화가 난 일진들은 곧장 도생원에게 달려들고 곧바로 구급차에 몸을 뉘게 된다. 아이처럼 순수한 사고와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신체 탓에 도생원은 끝없이 사건 사고에 휘말리며 독자의 웃음을 터뜨린다.

◇ 다채로운 캐릭터가 만드는 각양각색 개그

개그가 아무리 재밌어도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지루해지기 쉽다. '문래빗'은 다양한 보조 캐릭터로 개그가 단순해지는 것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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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생원과 엮인 채 영원히 고통받는 '곽상호'. 억울한 표정부터 태세 전환까지, 감초 같은 웃음을 담당한다, 사진=네이버웹툰 '문래빗'
얼떨결에 도생원과 엮인 같은 반 학생 '곽상호'가 대표적이다. 평범한 학교생활을 보내던 그에게 도생원은 시한폭탄 그 자체다. 자꾸만 통역사 역할을 부탁하는 도생원 때문에 일진에게 찍히고 어떨 때는 싸움에 말려들기까지 한다. 일종의 당하는 역할인 셈. 반응이 어찌나 웃긴 지, 가끔은 도생원보다도 그의 등장이 기대된다.

캐릭터끼리 맞부딪히며 쏟아내는 병맛 개그. '문래빗'은 여기에 각종 유행어나 짤방을 인용한 '드립'까지 첨가한다. 1020세대 인터넷 감성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구사하기 어려운 유머들이다. 놀랍게도 이난 작가는 기가 막히게 그 감성을 잡아낸다. 팔에 깁스를 멘 일진에게 '윈터솔져'라며 일침을 가하는 도생원의 동급생 '김영인'은 인터넷에서 새로운 짤방으로 쓰일 정도다. 이난 작가는 인터넷 커뮤니티 '웃긴대학'에서 다년간 활동했다고 한다. 말장난 도사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휘젓던 사람답게 개그가 지루할 틈이 없다.

복수극이라는 긴장감 넘치는 장르와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 이난 작가는 빵빵 터지는 대사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맛깔나게 섞어냈다. 아침을 웃으며 시작하고 싶을 때 보면 딱 좋은 작품이다.

이난 작가의 문래빗은 매주 화요일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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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웹툰 '문래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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