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7 14:45  |  기업

국세청, '숨은 대자산가' 95명 대상 전국 동시 세무조사 착수

'편법·탈법행위' 중견기업 사주·부동산 재벌 등 대상…"탈세 적발 시 엄중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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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웹데일리=유원진 기자] 국세청이 중견기업 사주나 부동산 재벌 등 ‘숨은 대자산가’의 탈세 행위에 대해 일제 세무조사에 나섰다. 정기 세무조사를 받는 대기업 사주일가에 견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이들을 대상으로 처음 대대적인 기획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이다.

7일 국세청은 중견기업 사주일가, 부동산 재벌, 고소득 대재산가 등 소위 '숨은 대자산가' 그룹 중 반칙·편법·탈법행위 등 불공정 탈세혐의가 큰 95명을 대상으로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중견기업 사주일가 37명, 부동산 등 임대업자 10명, 병원장 등 전문직 고소득 대재산가 48명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들이 보유한 재산은 총 12조6000억원이다. 1인당 평균 1330억원으로, 재산 유형별로는 주식이 1040억원, 부동산이 230억원이다. 나머지는 이자·배당 등 금융자산으로 추정됐다. 구간별로 보면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이 41명으로 가장 많았고 5000억원이 넘는 대재산가도 7명이나 됐다.

이들은 대기업 못지않게 지능화된 수법으로 세금을 빼돌려 왔지만 대기업과 달리 공시나 국세청의 정기 순환조사 대상에서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들은 대기업과 달리 정기 순환조사와 기업 공시 의무에서 벗어나 있는 등 상대적으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점을 악용해 대기업 사주일가의 탈세 수법을 모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A법인은 자본 잠식된 해외 현지법인에게 투자금 및 대여금 명목으로 고액의 자금을 송금한 후 판관비 등을 허위 계상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유출했다. 이 돈은 해외 부동산 구입이나 사주 자녀 유학비, 체재비 등에 쓰였다. B법인은 회사에서 개발한 기술을 사주 명의로 특허 등록한 뒤 법인이 특허권을 고가에 매입하는 수법을 썼다. 또 사주일가 친인척과 자녀 등이 회사에서 일한 것처럼 꾸며 월급을 주기도 했다.

일감 몰아주기 등 특수관계자 간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정당한 세 부담을 회피한 경우도 있다. C법인은 사주의 자녀가 100% 지분을 보유하는 내국 법인에 일감을 몰아주고 용역거래 대가를 다른 외주업체보다 높은 가격으로 지원하거나, 사주의 동생이 운영하는 명목상의 법인을 매출거래에 끼워넣는 수법 등을 활용했다.

김 국장은 “조사결과 탈세 사실이 확인될 경우 추징은 물론 고발조치 등 엄중 처리하겠다”며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 기업 사주의 횡령, 배임, 분식회계 등 중대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검찰, 공정위 등 유관기관에 통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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