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3 23:22  |  웹툰·만화

[웹툰이 좋다] '대나무숲에서 알립니다', 익명 마녀사냥 꼬집다

[웹데일리=김찬영 기자]
인터넷은 익명성을 보장한다. 표현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정체를 감추기도 쉽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누군가를 매장하는 건 일도 아니다. 매일 누군가는 악성 소문과 가짜 뉴스에 피눈물을 쏟는다. 웹툰 '대나무숲에서 알립니다'는 익명성이 초래한 '마녀사냥'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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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다음웹툰 '대나무숲에서 알립니다'
고등학생 '정안'은 자신의 학교 소식을 전하는 SNS '대나무숲'(이하 대숲)을 보게된다. 대숲은 제보받은 교내 '은밀한' 이야기들을 공개한다. 제보는 모두 익명.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엄청난 인기다.

문제는 대숲에 정안과 같은 반인 '민희'를 욕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된다. 민희가 '벗방(벗는 방송)'을 한다는 것. 전교생의 입방아에 오른 민희는 등교도 거부한다.

대숲 관리자에게 사실 여부를 따지며 해당 글 삭제를 요청한 정안. 관리자는 그런 정안을 비웃으며 말한다.

"그럼 제보 하나만 해줘요"

대숲은 학교를 서로가 염탐하고 이용하는 장소로 바꾸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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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다음웹툰 '대나무숲에서 알립니다'
인터넷 마녀사냥은 심각한 사회 문제다. 네티즌들은 이름을 가린 채 다른 이를 헐뜯으며 스트레스를 푼다. 들킬 염려 없는 집단 구타다. 이백·황짠느 작가는 고등학생의 시선에서 마녀사냥을 비판한다.

절친한 친구도 대숲에 올라가면 남이다. 곧바로 서로를 욕하며 비웃는다. 사실 여부는 상관 없다. 민희의 소문이 터졌을 때도 전교생이 그녀를 손가락질하기 바빴다. 누구 하나 영상을 찾지 못했는데도 말이다.

조회수가 늘어날수록 학생들은 대숲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대숲 관리자는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더 자극적인 제보를 원한다. 정보를 올리는 관리자가 가장 사실여부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대숲을 맹신하는 학생들은 인터넷 정보에 휘둘리는 우리를 떠올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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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다음웹툰 '대나무숲에서 알립니다'
대숲지기의 악행에 맞서려는 사람은 정안 뿐이다. 대숲지기는 그에 대한 처벌로 정안의 친구들을 매도하기 시작한다. 두 작가는 해당 정보가 사실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타인의 손가락이 자신에게 쏠렸을 때의 공포를 정안의 입장에서 생생하게 전달한다.

불신이 쌓여가는 정안의 학교. 회차를 거듭할수록 희망은 커녕 암울함만 더해간다. 두 작가가 바라본 인터넷의 미래가 그토록 어두운 것일까. 현실을 녹여낸 이야기는 귀신 하나 없이도 매주 독자를 섬뜩하게 만들고 있다.

이백·황짠느 작가의 '대나무숲에서 알립니다'는 매주 수요일 다음 웹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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