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8 18:43  |  웹툰·만화

[웹툰이 좋다] '비질란테', 법망 구멍 메꾼 다크히어로

사회에 피해자를 지킬 책임을 묻다

[웹데일리=김찬영 기자]
중국 전설에 '해태'라는 신수가 있다. 사자와 비슷한데 머리에 뿔이 있는 상상의 동물이다. 해태는 선악을 구분하는 능력이 있어 올바르지 못한 사람을 보면 뿔로 받아버린다. 옳고 그름을 가르는 판결력 덕에 한자 법(灋)에는 해태의 모양이 담겼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현재 한자 법(法)에는 해태(廌)가 빠져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오늘날 법을 '구멍' 투성이라며 손가락질한다. 웹툰 '비질란테'의 주인공 김지용도 법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는 허술한 법을 대신해 직접 범죄자를 심판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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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웹툰 '비질란테'

"널 풀어준 법을 원망해! 그 구멍은 내가 메우겠다"


김지용은 경찰대 학생이다. 학년 수석이자 각종 무술까지 섭렵한 그는 교내 모두가 인정하는 엘리트다. 교수 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그러나 주말 밤이 되면 김지용은 범죄자 사냥꾼으로 돌변한다. 법의 빈틈으로 도망친 혹은 너무 약한 처벌을 받은 범죄자를 찾아 처참히 응징한다. 상대가 피를 토하고 숨을 못 쉴때까지 짓밟는다.

매주 월요일 김지용에게 당한 범죄자들이 널브러진 채로 발견된다. 경찰은 반복되는 사건에서 김지용의 존재를 눈치채고 수사에 착수한다. 언론도 김지용을 '비질란테(자경단)'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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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란테'는 피의자 보호에 치중한 법망을 비판한다, 사진=네이버웹툰 '비질란테'

사회가 놓친 범죄자를 처단하는 심판자. '비질란테'는 '배트맨,' 데어데블'과 비슷하다. 이런 다크히어로 작품은 공통적으로 시민을 지키지 못하는 무능력한 공권력을 비판한다. 독자들이 다크히어로 작품에 열광한다는 것은 곧, 현실 사회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의미다.

"아무런 법도 어기지 않은 사람이 아무런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해. 불공평하지 않아?"

'비질란테'는 법의 부조리함을 적나라하게 비판한다. 여학생을 유린하고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풀려나거나 폭행범을 제압한 사람이 오히려 '역고소'를 당하는 등 황당한 장면이 수두룩하다. 놀랍게도 이 중 대다수가 실제 판결과 굉장히 흡사하다. 독자들은 눈물 흘리는 피해자를 보며 공감하고, 현실도 작품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 분노한다.

이토록 응어리진 울분을 단박에 풀어주는 이가 김지용이다. 가차없는 처벌로 독자들이 눌러왔던 답답함을 뻥 뚫어준다. '비질란테'만의 짜릿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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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은 점점 '정의'가 아니라 '자기 만족'을 위한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사진=네이버웹툰 '비질란테'

그러나 폭력은 결코 법을 대신할 수 없다. 사회가 폭력을 옹호한다면, 시민들이 서로 치고 박는 아수라장을 초래할 뿐이다.

'비질란테'도 마냥 김지용의 폭력을 옹호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폭행하며 쾌락을 느끼는 김지용의 모습은 그의 방식이 잘못됐다는 경각심을 일깨운다.

그런데도 독자들은 김지용을 응원한다. "현실에도 김지용이 있으면 좋겠다"는 댓글도 종종 보인다. 법에 대한 반감이 폭력을 옹호할만큼 큰 것이다.

"타인의 불행을 보고 슬퍼하고 죄를 미워하는 인간의 본능, 비질란테는 그 본능에 따른다"

사회는 시민을 지킬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범죄를 저지른 시민과 피해를 받은 시민 중 누구를 먼저 지켜야 할까. '비질란테'는 후자를 택했다. 매주 1천여 명의 독자가 그 메시지에 공감하고 있다.

CRG·김규삼 작가의 '비질란테'는 매주 토요일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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