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1 16:30  |  웹툰·만화

[포럼 현장] 웹툰, 세계가 찾는 'IP'... 국내는 'VR'로 진화

'2019 세계 웹툰 포럼' 서울 코엑스 30일 개최

[웹데일리=김찬영 기자]

# 한국·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국내외 웹툰 관계자 참석
# VR 웹툰, 제작비 '저렴', 사용자 유입 '지속적'
# 판 커지는 해외 웹툰 시장, 'IP' 활용 본격화


center
지난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세계웹툰포럼' 참여 연사들, 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웹툰은 영화, 게임 등 각종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해외 웹툰 플랫폼들도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2차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웹툰 종주국인 국내에서는 웹툰을 VR(가상현실) 콘텐츠로 바꾸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지난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세계 웹툰 포럼'은 웹툰이 세계적으로 어떻게 진화 중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국내외 웹툰 관계자들이 참석해 각국 웹툰·만화 콘텐츠의 현황과 미래를 조명했다.

포럼은 '신기술 웹툰'과 '해외 웹툰 플랫폼 현황'을 다루는 세션으로 나뉘었다. 기조연설은 '가우스 전자'를 그린 곽백수 작가가 맡았다. '신기술 웹툰' 세션에는 VR 웹툰 플랫폼 코믹스브이의 양병석 대표와 VR 웹툰 '조의 영역'을 감독한 유태경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교수가 초청됐다.

해외에서는 베트남 전자책 플랫폼 와카의 응웟 마이(Nguyet Mai) 서비스 총괄, 인도네시아 웹툰 플랫폼 찌아요 코믹스의 빅토리오 프리마디(Victoria Primadi) 대표, 미국 마블스튜디오 포스트 프로덕션 코디네이터를 맡았던 수 엘렌 치툰야(Sue-Ellen Chitunya), 중국 만화 플랫폼 텐센트동만의 왕여우샹(Wang YouXiang) 운영센터 총감이 참석했다.

◇ 양병석 코믹스브이 대표 "VR 웹툰 생태계 구축, 관건은 지속성"

center
양병석 대표 발표 현장, 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양병석 코믹스브이 대표는 VR이 만화의 미래 매체로서 가진 가능성을 설명했다.

리서치 기업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VR 콘텐츠 시장은 2020년 245억 달러에 이른다. 가파른 성장세에도 여전히 VR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이다. 게임이나 영화는 제작비가 비싸고, 고성능 VR 기기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웹툰은 작가 1명이 제작하는 콘텐츠로 제작비가 적다"며 "정지한 그림이므로 모바일 VR 기기로도 충분히 감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말풍선 연출, 360도 공간 등 요소를 더하면 VR 콘텐츠로서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양 대표는 VR 웹툰 활성화를 위해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작품이 꾸준히 연재돼야 사용자 유입도 계속해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VR 기기가 아직 대중화가 안 됐고, 작가들도 VR 웹툰 툴을 다루는 데 익숙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코믹스브이는 작가들에게 익숙한 JPG, MP3 파일로 VR 웹툰을 만드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VR 기기가 없는 사용자를 위해 웹과 모바일에서도 감상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했다.

더불어 만화·애니메이션 기업, 대학교와 협업해 킬러 콘텐츠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양 대표는 "IP를 활용해 4D 체험 라이더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유태경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교수 "VR 웹툰 어지럼증, '암전'으로 방지"

center
유태경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교수 발표 현장, 사진=최수영 사진기자
유태경 중앙대학교 예술공학대학 교수는 VR 웹툰의 구성과 핵심 요인을 발표했다. 유 교수는 VR 웹툰 '살려주세요'와 '조의 영역' 감독을 역임했다. '조의 영역'은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이다.

VR의 고질적인 문제는 사용자의 어지럼증이다. 유 교수는 어지럼증 해결 방법으로 '암전'을 제시했다. 눈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어지럼증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VR 웹툰 이용자가 컷 전환을 누르면 컷이 바뀌는 순간에 암전이 잠깐 발생한다"며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암전 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유 교수는 스토리와 인터렉션(Interaction) 요소의 균형도 강조했다. 인터렉션 요소란 사용자 움직임에 맞춰 발생하는 특수 효과다. 유 교수는 "인터렉션 요소가 많으면 작품 감상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중요한 순간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베트남·인도네시아 웹툰 플랫폼, 저작권 보호 앞장... IP 사업 시동

center
응웟 마이 와카 서비스 총괄 발표 현장, 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center
빅토리오 프리마디 찌아요 코믹스 대표 발표 현장, 사진=최수영 사진기자
해외 세션은 베트남 전자책 플랫폼 '와카'의 응웟 마이 서비스 총괄과 인도네시아 웹툰 플랫폼 '찌아요 코믹스'의 빅토리오 프리마디 대표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두 발표자는 각국의 웹툰 산업 현황에 관해 설명했다.

베트남은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 페이스북, 유튜브 트래픽, 인터넷 접속 횟수가 가장 높은 국가다. 응웟 마이 서비스 총괄은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는 데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여성 타깃 웹툰·웹소설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도 디지털 만화가 성장세를 타고 있다. 빅토리오 프리마디 대표는 "작년 찌아요 코믹스는 365% 성장했다"며 "전체 디지털 만화 조회수도 2억 회를 넘었다"고 말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웹툰 시장이 커지자 '불법 유통'도 증가했다. 이에 와카와 찌아요 코믹스는 작품 저작권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응웟 마이 서비스 총괄은 "베트남 내 온라인 콘텐츠 제공 기업은 20개 이상이지만, 저작권을 준수하는 곳은 와카·코미콜라 두 곳 뿐"이라며 "한국 기업과 협력해 합법적으로 콘텐츠를 유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빅토리오 프리마디 대표도 "인도네시아 만화협회(AKSI)를 만들고 작품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며 "작가와 콘텐츠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 중"이라고 전했다.

두 발제자는 자사 IP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도 선보였다. 응웟 마이는 모기업 '베가 그룹' 자회사 베가 게임과 공동 제작한 웹툰·웹소설 원작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고, 찌아요 코믹스도 론칭 예정인 자사 웹툰 원작 로맨스 게임을 공개했다.

◇ 왕여우샹 텐센트동만 운영센터 총감 "IP 인큐베이팅 집중"

center
왕여우샹 텐센트동만 운영센터 총감 발표 현장, 사진=최수영 사진기자
중국 만화 플랫폼 텐센트동만은 IP 발굴과 육성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왕여우샹 텐센트동만 운영센터 총감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중국 내 트래픽만 40억"이라며 "좋은 IP는 일당백의 효과"라고 말했다.

텐센트동만은 IP 활용 콘텐츠를 텐센트 산하 채널에 공급 중이다. 동영상 채널 '텐센트비디오', 독자 커뮤니티 '부도(BOODO)', SNS 서비스 'QQ' 등이 대표적이다. 콘텐츠 이용자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매체를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왕여우샹 총감은 텐센트동만의 또 다른 강점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편집 인력을 강조했다. "텐센트의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품 성공 가능성을 분석하고, 작품을 적합한 작가와 연결한다"며 "작품 편집·관리 팀을 편성해 작품 제작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center
웹툰 '일인지하'(왼쪽) 애니메이션 '일인지하' 포스터(오른쪽), 사진=카카오페이지, 텐센트동만
텐센트동만의 대표적인 IP 활용 사례는 웹툰 '일인지하'다. '일인지하'는 현재 애니메이션, 패션 브랜드 등으로 제작됐고 베이징 지하철의 테마로 채택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 모바일 게임도 출시 예정이다.

왕여우샹 총감은 "한국과 협력해 IP 사업을 펼치고 싶다"며 "동남아, 북미 등 해외 콘텐츠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news@webdaily.co.kr

<저작권자 © 웹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