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4 11:49  |  산업일반

한전, 누진제 완화 '배임 논란'…사외이사 "배임 가능성 낮춰야 의결"

"공은 정부에 넘어가"…법적 검토 거친 후 배임 우려에 개편안 보류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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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전력 이사회에서 김태유 의장, 김종갑 사장등이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웹데일리=유원진 기자]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정부가 누진제 완화 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한국전력공사의 한 사외이사는 "정부가 한전의 손실 보전을 확실히 함으로써 이사들의 배임 가능성을 낮춰야 의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사외이사는 지난 21일 한전 이사회가 정부의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을 보류시킨 것과 관련해 "공은 이제 정부에 넘어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전 이사회는 김종갑 한전 사장 등 상임이사 7명과 김태유 이사회 의장(서울대 명예교수)등 사외이사 8명 등 총 15명이다. 과반 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내이사 전원과 사외이사 1명만 찬성해도 누진제 개편안 통과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전이 배임 여부에 대해 국내 대형로펌 두 곳에 문의를 한 결과 ‘배임 등에 해당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어 개편안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전 소액주주들은 한전 이사회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개편안을 통과시킬 경우 배임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개편안이 통과되면 한전은 약 3000억원의 비용을 매년 부담해야 한다. 이번 보류 결정에 손을 들어 준 사외이사들도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의 불합리성 보다는 배임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을 더 우려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반면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아직 누진제 개편에 따른 한전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임 문제를 논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입장이다. 한전 측은 누진제 개편 약관이 배임에 해당하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배임 여부도 결국 법원에서 판가름 날 문제지 로펌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누진제 완화를 올해부터는 매년 여름철 상시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 예산으로 한전 손실 일부를 보전해 주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식과 금액은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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