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샘플에 화상 피팅까지"... '언택트'가 바꾼 의류업계 풍경

CT/미디어 2020-08-10 10:13 이지웅 기자
[웹데일리=이지웅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언택트(Untact, 비대면)'가 새로운 생활 양상인 뉴 노멀(New Normal)로 자리잡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업계, 특히 그 중에서도 의류 제작과 유통을 담당하는 업체들은 한층 빠르게 비대면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물 의상 대신 3D 샘플을 제작하고, 대면회의 대신 화상회의를 통해 온라인으로 피팅을 진행하는 등 언택트 시대를 맞아 빠르게 변화하는 의류업계 풍경을 소개한다.

◇ 실물 의상 대신 '3D 디지털 샘플'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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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샘플 작업 모습 / 사진제공=태평양물산

태평양물산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업무 영역을 본격 확대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먼저, 샘플 제작 단계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3D 샘플 프로세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해왔다. 3D 샘플 프로세스란 IT 기술을 기반으로 가상의 3D 의상을 제작해 디자인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을 말한다. 기존에는 해외 바이어 리뷰를 위해 원단과 부자재를 구비하고, 실제 샘플을 제작해 항공편으로 발송한 후 의견을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의상 전문 3D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제조 과정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변화시켰다.

2018년 13개 바이어가 500여 건 이상의 3D 샘플을 활용했고, 2019년에는 2배 증가해 24개 바이어가 총 1천여 개 스타일을 3D 샘플로 진행했다.

현재 태평양물산에서는 다수의 샘플을 3D로 제작해 가상공간 속 마네킹에 입히고 해당 이미지나 영상을 디지털 파일로 전달하고 있다. 특히, 현물 원단의 특성과 텍스처를 3D 공간 안에서 정밀하게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디자이너는 3D로 제작한 의상 샘플을 360도 자유롭게 회전시키고, 원단 투명도를 임의로 조절해 내부 피팅감까지 확인할 수 있다. 실물 의상이라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3D 이미지 작업을 통해 한층 능동적이고 자세한 테스트가 가능해진 것이다.

자원 절감 측면에서도 3D 샘플은 좋은 대안이다. 실물 의상 제작에 들어가는 인적·물적 자원은 물론, 리뷰에 소요되는 시간·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또한, 샘플 원단 가공·제작으로 인해 발생하는 유해물질, 폐기물 등 환경 파괴 요소들도 절감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경영(Sustainability)' 측면에서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태평양물산 관계자는 "최근 3D 샘플을 개발 단계 뿐 아니라 마케팅(Visual Merchandising) 분야까지 확대해 제공하고 있다"며, "사이버 모델에 다양한 포즈를 적용하고 여러 겹의 스타일링까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차별화했으며, 이를 매장 디스플레이나 온라인 웹진에 활용 가능해 3D 샘플에 대한 바이어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 화상회의 플랫폼 활용한 '비주얼 피팅(Visual Fitting)'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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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회의를 통한 '비주얼 피팅' 진행 모습 / 사진제공-태평양물산

3D 샘플에 이어 의상 피팅 단계도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가고 있다. 기존에는 바이어가 본사에서 현지 모델들을 데리고 핏 리뷰 미팅을 진행한 뒤, 그 결과를 제조업체에 이메일 등으로 전달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줌(Zoom), 스카이프(Skype) 등 화상 미팅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해외로 샘플을 보내거나 이동하지 않고도 한국 본사에서 모델을 섭외해 비대면 피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화상 카메라를 통해서도 전체적인 디자인, 착용감, 밸런스는 물론 원단 퀄리티와 세밀한 디테일까지 살펴볼 수 있다.

태평양물산에 따르면, 올 초 빠르게 비대면 피팅 시스템을 도입해 현재까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의상 제작, 물류 등 바이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실물로 직접 보는 것 만큼이나 정밀한 리뷰가 가능해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특히 인기다.

◇ 패션쇼도 디지털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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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디지털 라이브 패션쇼' 포스터 /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패션계에서는 온라인 채널 이용이 크게 두드러진다. 지난 7월 '디지털 파리 패션위크'와 '디지털 밀라노 패션위크'가 시내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소셜미디어로 생중계됐다. 단순히 런웨이를 걷는 모델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 뿐 아니라 각 브랜드마다 아이덴티티를 담은 디지털 필름, 디자이너 인터뷰, 백스테이지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로 패션쇼를 재구성했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도 매년 진행하는 오프라인 패션쇼 대신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을 통해 고객과 만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서울시와 손잡고 오는 15일 '서울365 현대백화점 디지털 라이브 패션쇼'를 개최한다. 1부에서는 브랜드별 신제품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디자이너 토크쇼를 진행하는 등 색다른 콘텐츠로 무장했다.

이지웅 웹데일리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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