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9 16:33  |  사회종합

[기자수첩] 선거 이후가 더 중요하다...꼼수 정당 방지해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같은 당인가요?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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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심심찮게 들려오는 소리다. 이번 4·15 총선에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된다. 하지만 당초 국민대표성과 민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거대 양당의 꼼수로 만들어진 ‘위성정당’이 난립하며 오히려 투표권자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상황이 초래했다.

대한민국은 원래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함께 운용하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했었다. 소선거구제는 하나의 지역에서 1명의 대표를 선출하는 제도로, 투표 방식이 간단하고 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1명의 대표를 선출하기 때문에 나머지 후보를 지지하는 다수의 의견이 사표(死票)로 전락한다는 단점이 있다. 비례대표제를 함께 운용하며 정당 득표율에 따른 비례성을 강화했지만 이 역시 소수 정당 목소리를 제대로 표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선거법 개정을 통해 오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부분적’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본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병립형과 동일하게 1인 2표(후보 1표·정당 1표)의 권리를 가지면서도 지역구 당선자 수와 무관하게 정당 득표율에 기준한 의석수가 배정된다. 가령 A정당이 1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면 30명의 의석을 확보하게 되고, 여기서 지역구 당선자 수를 제외한 잔여 의석을 비례대표로 충족한다.

이 같은 이유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논의될 때 현재 300명의 의석 중 47석에 해당하는 비례대표를 75석까지 늘리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각 정당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비례대표를 기존처럼 유지하면서도 연동률 50%의 ‘30석 연동형 캡’을 적용하기로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탄생했다.

즉, A정당이 10%의 정당 득표율을 얻었다면 30석 중 50%인 15석을 배분하는데, 전체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30석에서만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여당 및 제1야당은 대체로 비례대표보다 지역구 당선자가 많이 배출돼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최소 17석의 비례대표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위성정당’이 복병으로 등장하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당초 선거법 개정에 반대 의사를 내비친 미래통합당은 비례대표만을 위한 꼼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출범시켰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가세해 비례대표 전문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했다. 지역구는 지역구대로 가져가면서 위성정당을 이용해 비례대표까지 석권하겠다는 것이다.

거대 양당의 잇속 챙기기로 민심을 담겠다던 선거법 개정안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됐다. 비례대표 투표 용지는 총 35개의 정당이 빼곡하게 나열돼 세로 길이만 무려 48.1㎝에 달한다. 심지어 투표 용지에서 1·2번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며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탓이다. 투표용지를 쥔 국민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릴 만하다.

국회는 선거가 종료된 후 다시 한 번 선거법을 손볼 필요가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꼼수 정당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 먼저 비례의석 수를 확대해 지역구 의석과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을 2:1 범위로 맞춰 현재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최소 100석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또 연동 비율을 100%로 늘려 정당 득표율에 맞게 의석을 배분하는 진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필요하다. 만일 지역구 당선자가 많아 초과의석이 발생할 시 독일처럼 이를 인정해야 한다. 물론 국회의원 정원이 늘어나는 것에 반감을 갖는 국민들도 있겠지만 이는 국회의원에 대한 혜택 축소와 예산 동결 등으로 타협이 가능하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먹고 자란다. 투표가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는 수단 중 하나라면 선거제도는 권리가 이행되는 바탕이다. 민주정치의 발전을 위해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청와대와 여야는 국민들의 성난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조경욱 웹데일리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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