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1 15:58  |  기업

[일감몰빵 톺아보기 ⑯ KPX그룹] 오너 2세 양준영 개인회사 ‘통행세’ 논란 여전

씨케이엔터프라이즈, 지난해 내부거래매출 비중 95% 넘어
공정위 “올해 중 조사 마무리 후 위원회 상정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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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PX홀딩스]
[웹데일리=조경욱 기자]
KPX그룹 오너 2세 개인회사 시케이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갔지만 올해에도 통행세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강도 높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PX그룹은 1985년 해체된 국제그룹을 모태로 하는 화학 전문 중견그룹이다. 국제그룹 창업주인 고(故) 양정모 전 회장은 ‘왕자표 고무신’을 발판으로 회사를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전두환 정권의 부실기업 정리에 회사가 공중 분해되는 비극을 맞이한다. 국제그룹이 해체되기 전 고 양정모 회장의 동생인 양규모 회장은 그룹 계열사였던 진양화학을 이끌고 나와 현재의 KPX그룹을 일궈냈다.

◆ 오너 3세 양재웅군, 만 8세에 지주사 지분 매집 시작...현재 가치 40억원 달해

현재 KPX그룹은 지주사 KPX홀딩스를 통해 자회사 KPX개발과 KPX글로벌 등을 보유 중이며 KPX케미칼, 진양홀딩스 등 30여개에 달하는 관계사를 거느리고 있다.

KPX홀딩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양 회장이 19.64%, 장남 양준영 부회장이 10.4%, 손자 양재웅군이 2.2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 주식을 포함한 총 지분이 50.91%에 달한다. 특히 손자 양군(99년생)은 만 8세였던 지난 2008년 4월을 기점으로 KPX홀딩스 지분을 꾸준히 늘리기 시작해 현재 보유 주식(9만3192주) 가치만 40억원(4월20일 종가 기준)을 웃돈다.

차남 양준화 그린케미칼 사장은 100% 개인회사 관악상사를 통해 KPX그룹 계열사에서 분리한 그린케미칼을 보유 중이며, 막내 양수연 보현 대표도 개인 소유 임대업체를 운영하며 골프장 경영을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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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전자공시, 그래픽=조경욱 기자]
◆ 씨케이엔터프라이즈, 지난해 내부거래매출 69억원...그룹 계열사 사이서 차익 쏠쏠

주목해서 볼 부분은 장남 양 부회장의 개인회사 ‘씨케이엔터프라이즈’다. 위 회사는 지난해 4월 공정위가 KPX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조사에 착수할 때 집중 타깃이 된 회사로 내부거래를 비롯해 통행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특수관계자 거래내역에서 KPX그룹 핵심 계열사 ‘KPX케미칼’과 베트남에 위치한 해외법인 ‘VINA FOAM’, 진양홀딩스의 합작법인 ‘한림인텍’ 등 3개의 회사가 거론된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매출 69억1800만원, 영업이익 10억7400만원을 기록했는데 VINA FOAM과 한림인텍으로부터 발생한 내부거래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95.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68.3%, 2016년 68.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7년부터 한림인텍이 내부거래 대상에 추가되며 95.4%로 훌쩍 상승했고 이듬해(2018년)에도 96.0%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KPX케미칼로부터 높은 내부거래매입도 이어오고 있다. 내부거래매입은 2015년 53억8500만원, 2016년 45억7800만원, 2017년 45억7800만원, 2018년 52억2600만원, 2019년 51억54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를 그룹 계열사인 VINA FOAM에 다시 넘겨 일명 ‘통행세’를 거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거래 매입액과 매출액의 차익(KPX케미칼 매입액-VINA FOAM 매출액)을 계산해 보면 2015년 21억6100만원, 2016년 17억6600만원, 2017년 16억2500만원, 2018년 15억6800만원, 2019년 9억1600만원 등이 산출된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영업이익은 2018년 16억7100만원, 2019년 10억7400만원으로, 공교롭게도 두 계열사 사이에서 얻은 통행세와 상당히 흡사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공정위가 중견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KPX그룹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며 “차남과 막내가 그룹 지분 관계에서 벗어나고 장남에게 후계구도가 집중된 만큼 부당거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그에 따른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KPX그룹의 내부 부당거래 등에 대해 현재 조사 진행 중에 있고 올해 안으로 조사를 마무리 해 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라며 “이후 위원회심의 절차가 있어 구체적인 최종 결과 일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경욱 웹데일리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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