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 리포트 ⑯ 농심 율촌재단] 최대 업적은 '국한 혼용 교과서 편찬'...신춘호 회장 80억원 사재 출연

한국어 세계에 알리기 위해 '코리안 랩' 개발·운영...현 이사장은 신동익 부회장

기업 2020-09-14 15:48 김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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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율촌재단이 지난 6월 서울대 AI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매년 3억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제공=농심]
[웹데일리=김필주 기자] 정부가 장학금·학자금 등 사회공헌활동에 이바지하는 공익법인에 대해 내년부터 규제·감시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공익법인은 주식출연시 상증세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정부로부터 받아왔다. 그러나 일부 공익법인은 이같은 혜택을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에만 사용하고 정작 공익활동은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반해 대부분 공익법인들은 수입금액 대부분을 목적사업비로 지출하고 국세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매년 경영활동 사항을 투명 공시하는 등 원래 설립 목적인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웹데일리가 목적사업비 지출내역, 계열사 지분 보유 현황, 이사회 구성원들과 총수일가간 이해관계 등 공익법인 현황을 기획시리즈로 분석한다.


농심 율촌재단은 지난 1955611일 설립된 화암장학회를 뿌리로 두고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은 1984년 화암장학회를 양수받아 율촌장학회로 명칭을 변경했고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사재 80억원을 출연했다.

재단은1998년 현재의 율촌재단으로 다시 한 번 이름을 바꿨으며 현재 장학, 학술연구 지원, 학술연구기관·단체 지원, 발간·배포, 청소년 자연체험 활동 지원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그동안 전국 중·고등학생, 대학생·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학업우수자 및 재능 보유자를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최근에는 기초 자연 과학·신소재·유전공학·정보통신·환경 분야 등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자들과 해외유학생까지 장학급 지급 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재단은 각 대학·연구소, 연구 활동을 수행하는 개인 등을 상대로 학술연구지원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713000만원 가량의 전자현미경을 민족사관고등학교에 기증한 재단은 지난 6월에는 서울대학교 AI(인공지능)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매년 3억원씩 AI연구원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재단의 가장 큰 업적으로는 국어학자들과 함께 편찬한 국한 혼용 한국어 교과서’가 꼽힌다. 지난 1989년 발간한 초등학교 ‘국한 혼용 한국어 교과서’는 재단이 한국어문 교육연구회에 의뢰해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특히 교과서 편찬 과정에서 고() 남광우 교수, 이응백 교수, 정우상 교수 등 국어학자들 다수가 참여했다. 이들은 각 교육과정에 필수로 쓰이는 한자(1800)를 선정하고 명문명작의 지문을 교과서에 게재하는 등 초등학생들의 기본소양을 기르는 데 이바지하고자 노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90년대 초 신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30여 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다보니 정확·신속한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한 과제임을 깨닫게 됐다면서 이때 소리만 담는 표음문자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뜻을 담는 그릇인 표의문자가 함께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에 국한문 혼용의 국어교과서를 펴냈다고 교과서 편찬 소감을 밝혔다.

재단은 1990년대에는 해외동포·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재를 제작하는 코리안 랩(KOREAN LAB) 사업에 착수했다. 우리말·문화를 올바르게 알리고 외국인들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영어·일어판으로 된 씨디 롬(CD-ROM)을 제작·보급했으며 한국어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학습사이트(코리안 랩)를 개발·운영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중국인을 위한 비즈니스 실용 한국어 회화교재인 ‘KOREANLAB for Chinese’를 기획·편찬했는데 이 책에는 실제 비즈니스 상황에서 쓰일 수 있는 각종 매너와 한국의 전통·속담 등 다양한 자료가 수록돼 있다.

재단 이사장은 지난 2007년 신 회장이 자리에서 내려온 뒤부터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이 맡고 있다.

재단 홈페이지에서는 이사회 구성원, 각 이사들의 경력사항, 이사회 회의록 등은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국세청에 공시된 출연자 및 이사 등 주요 구성원 현황 명세서를 통해 재단의 이사회는 이사장인 신 부회장 외에 이재동, 최승순, 김광현, 이순형 등 4명의 비상임이사로 구성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 홈페이지에는 매년 사업실적·재단재산현황과 기부자 명단 등이 공개되고 있다. 기부자 명단에는 기부자 실명·기부일시·기부금액 등이 담겨 있는데 기부금액의 경우 1000원 단위의 소액까지 모두 공개하고 있다.

사업실적의 경우 지난 2018년말 기준 자료만 공개하고 있어 지난해말 기준 사업실적은 국세청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옥의 티다.

지난해 말 기준 재단이 보유한 총자산가액은 1822000여만원 가량이다. 이중 주식 및 출자지분이 1177000여만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어 금융자산 371000여만원, 기타자산 19억여원, 토지 69000여만원, 건물 13000여만원 순이다.

같은 시기 재단은 배당·이자수익으로 총 15억여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재단은 지난 2019년도 총 73000여만원을 공익목적사업 비용으로 사용했는데 이는 총자산 대비 약 4% 규모에 해당한다.

김필주 웹데일리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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