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유치 '퀴비', 6개월 뒤 폐업...'대형 신인'의 반년 행보

CT/미디어 2020-10-25 14:08 송광범 기자
[웹데일리=송광범 기자]
약 2조 원(17억 5,000만 달러)을 투자 받았던 '10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퀴비(Quibi)가 6개월 만에 문을 닫는다. 시작은 화려했지만 흥행에 실패해 폐업을 맞이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는 퀴비가 사업을 종료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제프리 카젠버그 퀴비 최고경영자는 사업 종료 발표문에서 "우리가 가진 모든 옵션을 사용했다고 느낀다"며 "결과적으로 사업 철수라는 어려운 결정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퀴비는 남은 자금 3억 5,000만 달러를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사업을 축소한다. 또 "동료들에게 작별을 고할 때가 됐다"며 직원 360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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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웹데일리]

퀴비는 유튜브와 틱톡, 넷플릭스를 적절하게 섞은 서비스다. 10분 이하, 짧은 동영상이라는 사실에서 유튜브와 틱톡을, 고품질 동영상이라는 점에서 넷플릭스를 닮았다. 콘텐츠 장르는 영화, 예능, 뉴스, 스포츠 등이며 퀴비는 올해 말까지 8,500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175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계획이었다.

퀴비는 월 4.99달러와 7.99달러 두 가지 요금제로 운영된다. 전자는 광고를 봐야한다. 후자는 아니다. 광고는 영상 시작 전에 띄워주는 방식이며, 중간 광고는 없다.


퀴비의 시작에는 다채로운 수식어가 붙었다. '할리우드와 실리콘벨리의 만남'부터 '넷플릭스의 대항마', '제 2의 틱톡' 등이다.

퀴비는 드림웍스 공동창업자이자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전 회장인 '제프리 카젠버그'와 이베이 초대 CEO 맥 휘트먼이 손잡고 만든 회사라는 사실 만으로 주목을 받았다. 엔터테인먼트와 유통, 각각 업계에서 굵직한 인물 둘이 의기투합한다는 이야기는 뉴스거리였다. 10분 이하 짧은 동영상으로 틱톡을 견제하고, OTT 시장을 주름잡은 넷플릭스에 대항한 '대형신인'이었다. 퀴비는 스스로를 '엔터테인먼트의 혁명'이라고 표현했고 스티븐 스필버그, 기예르모 델 토로 등 할리우드 대형 감독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올해 1월 열린 CES2020에서도 퀴비는 주인공이었다. 제프리 카젠버그와 맥 휘트먼은 이 행사 기조연설을 맡았다. 이러한 흐름에 걸맞게, 펩시콜라, 월마트, 안호이저부시 등 글로벌 기업들이 퀴비에 1억 5,000만 달러 규모 광고를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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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퀴비가 초기 무료 사용자 90%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사진=더 버지 갈무리]


위기는 빠르게 찾아왔다. 퀴비는 초반 행보가 부진했다. 초기 유료 구독자 수가 시원찮았다. 미국 IT매체 프로토콜이 7월 앱 분석기업 '센서타워'자료를 인용하며 퀴비 초기 유료 구독자 수가 7만 2천여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퀴비는 초기 다운받은 이후 90일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쳤다. 문제는 90일 무료 서비스 이후, 유료 구독 전환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프로토콜은 "서비스 출범 사흘 이내 다운받은 사람 중 8%만이 유료 구독을 전환한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센서타워는 "8% 유료 구독 전환율을 기준으로 할 경우 지금까지 퀴비 앱을 다운받은 450만 명 중 36만 명 가량만 유료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퀴비는 연말까지 유료 구독자 750만 명을 목표로 세웠지만, 10월 50만 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애플 앱스토어 순위도 상위권에서 시작해 출범 한 달만인 5월에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후 퀴비는 회사 매각도 고려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퀴비는 매각을 위해 애플과 접촉하고, 콘텐츠를 넘기기 위해 페이스북 등과 만났으나 실패했다.

결국 이달 21일, 퀴비는 사업 부진을 이기지 못한채 사업 종료 소식을 전했다. 제프리 카젠버그 퀴비 창립자는 “퀴비가 나온 이후 세계는 빠르게 변했으며, 우리의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실행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퀴비는 공식 종료 일정을 아직 전하지 않았다.

송광범 웹데일리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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