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쓰·기아’ 한 방에 잡는다… ‘유통기한’ 혁신 나선 글로벌 스타트업 BEST 3

전체기사 2021-05-20 1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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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유니세프 유튜브
[웹데일리 김세인 기자] 영양실조로 울 힘조차 없는 아이들. 먹지 못해 앙상하게 마른 부모. 기아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의 모습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UNFAO) ‘세계 식량 위기와 영양 불균형 현황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기아 인구는 전년보다 1억 3,000만 명 늘어난 8억 1,000만 명을 기록했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은 먹지 못해 죽어가고 있는 셈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식량난이 극심해진 탓이다.

반면 지구 반대편에서는 정반대의 음식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바로 쓰레기다.

한국만 해도 하루 평균 2만 톤 이상의 음식물이 쓰레기로 버려진다. 1년이면 약 730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한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는 연간 885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높은 처리 비용도 문제다. 음식물 쓰레기 1톤을 폐기하는 데는 15만 원 정도가 든다. 1년 동안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드는 세금은 1조 원 이상이다.

한쪽은 없어서 못 먹고 다른 한쪽은 너무 많이 남는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음식물 쓰레기는 식자재 생산-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한다. 농산품의 경우 재배 과정에서 판매량보다 생산량이 많으면 전량 폐기된다. 재고 관리에 실패한 마트 진열 상품도 신선도가 떨어지면 쓰레기로 변한다. 음식물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점은 어디일까?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음식물 쓰레기의 70% 이상은 가정, 소형 음식점에서 배출된다. 대부분 소비자가 음식과 접촉하는 지점에서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낭비되는 음식이 버려지는 것이다.

최근 식품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Food Tech) 스타트업 사이에서 음식물 쓰레기와 기아 문제를 한 번에 해결 수 있는 솔루션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음식물 쓰레기 발생 구조에 주목해 식품 유통기한 자체를 연장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푸드테크 스타트업 3곳을 소개한다.

◇ 아보카도 유통기한이 30일? : 어필 사이언스(Apeel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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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필 사이언스 식용 코팅제로 코팅된 아보카도 / 사진제공=어필사이언스

채소, 과일의 핵심은 ‘신선도’다.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오래 노출됐거나 일정 기간 동안 팔리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진 농작물은 버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냉장 유통 기술이 없는 국가다. 이들 지역에서는 농작물을 신선하게 소비자의 식탁까지 옮기는 것이 매우 어렵다. 캐나다 스타트업인 어필 사이언스는 이점에 착안해 ‘식용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어필의 식용 코팅제는 농작물 껍질, 씨앗에서 추출한 지방질로 만들어졌다. 이 코팅제를 바른 농작물은 일반 채소나 과일보다 유통기한이 3배 이상 길다. 식물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 인체에도 무해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어필의 식용 코팅제를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일반적으로 안전한 식품) 등급으로 분류한 바 있다.

◇ 방부제 하나면 끝! : 헤이즐 테크놀로지스(Hazel Technolo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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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형 보존제 / 사진제공=헤이즐 테크놀로지스

‘헤이즐 테크놀로지스’(Hazel Technologies)는 가공식품용 식품 보존제 개념을 응용해 음식물 쓰레기 감축에 앞장서고 있다. 핵심 상품은 ‘작은 봉투형 보존제’다. 농작물을 담은 상자에 보존제 봉투 하나만 넣으면 농작물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보존제 성분이 농작물이나 인체에 해롭지는 않을까? 헤이즐 테크놀로지스는 농작물 부패의 원인이 되는 화학물질 ‘에틸렌’ 생산을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보존제의 역할은 농작물이 공기와 만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화학 작용을 늦출 뿐이다. 이 기술은 미국 농무부(USDA)와 코넬 대학교의 사용 승인을 받기도 했다.

◇ 신선도·맛·에너지 절감, 세 마리 토끼를 잡다 : 익손(IX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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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드 무균포장 기술로 생산된 육류 제품 / 사진제공=익손

육류 제품 상온 장기 보관 기술을 선보인 기업도 있다. 바로 홍콩 스타트업 ‘익손’(IXON)이다.

보통 고기를 오랫동안 보관하는 방법으로 염장, 냉동, 통조림화 등을 떠올린다. 익손의 ‘수비드 무균포장(ASAP)’ 기술은 조금 다르다. 익손은 음식 부패의 주범인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방식을 택했다. 아주 짧은 시간(30초) 고온에 노출해 육류 표면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121도로 15~40분간 음식을 가열해 육류의 식감이 손상되는 통조림과 비교하면 맛과 영양 모두를 챙긴 셈이다.

수비드 무균포장 기술은 식품 생산에 소모되는 에너지양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익손에 따르면 이 공정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냉동 포장과 통조림 작업보다 각각 80%, 30%가량 적다.

김세인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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