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투자 '과거실적→미래가능성' 바뀐다

과거 실적에서 미래 ESG 개선 가능성에 초점
나쁜 이미지 '웰스파고·데본에너지', 회사체질개선으로 ESG 등급↑
골드만삭스 "ESG개선 주목 펀드 2배 늘어"

Issues | 2022-11-24 01:20:00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판단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유엔이 ESG 투자 촉진을 내세운지 17년째인 현재 ESG 투자가 보편화 되고 있지만, 투자 방식도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과거 실적을 기준으로 ESG 평가 투자처를 판단했지만, 우크라이나 위기와 미국의 통화 정책 등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현재 ESG 평가가 낮아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으로 투자의 초점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변화를 미리 읽고 투자하는 것은 주식투자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펀드 운용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ESG 평가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다. “ESG 개선은 실적 개선에 선행한다”는 시선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과거실적을 기준으로 ESG 평가 투자처를 판단했지만, 우크라이나 위기와 금융시장 변화로 투자 시선이 달라졌다.(사진=픽사베이)
현재까지는 과거실적을 기준으로 ESG 평가 투자처를 판단했지만, 우크라이나 위기와 금융시장 변화로 투자 시선이 달라졌다.(사진=픽사베이)
미국 모닝스타다이렉트에 따르면 유럽 플래그펀드에는 미국 금융 대기업 웰스파고와 석유가스기업 데본에너지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부정영업이 밝혀진 웰스파고는 2020년에 걸쳐 경영진을 개편했다. ESG를 통한 회사 체질개선을 시작했고, 미국 MSCI의 ESG 평가는 7단계 중 최저 트리플 C에서 두 단계 올라 더블 B가 됐다.

데본에너지도 동업사를 인수 후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로 바꿨다. ESG 평가는 위에서 네번째 트리플 B에서 한계단 올랐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은 미국 S&P500종 평균을 상회했다.

ESG에 대한 개선에 나서면, 해당 기업이 중장기의 경영 과제에 대응을 시작한 것으로 판단한다. 동시에 매출과 수익도 오른다는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도 ESG 경영과 수익률은 비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주요기업 약 1500개 중 리피니티브 ESG 스코어가 지난 2015년에는 100점 중 50점 미만으로 낮은 평가였지만, 2021년에 70점 이상으로 고평가로 전환한 개선 종목군의 주가는 2015년 대비 평균 2.1배가 상승했다.

ESG 개선에 주목하는 펀드는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1월부터 8월까지 ESG 개선에 주목하는 펀드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ESG 고평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어려움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몇 년간 글로벌펀드들의 투자는 고평가 주식에 집중했다.

기금운용 잔고 상위 ESG 펀드를 보면 ESG 평가가 90점대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80점대의 알파벳 등 하이테크 주식이 두드러진다. 하이테크 산업은 원래 온실 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고평가를 얻기 쉽다.

ESG 평가는 과거의 실적이며, 향후의 성장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주가가 향후의 성장 기대를 짜 넣어 형성되는 것을 생각하면, 고평가 종목에의 집중 투자는 비효율이라고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화 완화 정책에 따라 기술주로 많은 돈이 유입돼 투자의 비효율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위기로 화석 연료 수요가 바뀌고, 각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새로운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투자 기준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ESG 평가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은 투자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증거다"고 말했다. 동시에 투자자는 ESG 대응 변화의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월 전미교직원연금보험조합(TIAA)와 산하 자산운용회사의 운용 방침에 대해 약 300명의 가입자가 반발했다.

TIAA는 대화를 통해 ESG 대응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화석연료 회사에 투자했지만, 가입자 측은 구체적인 근거나 계획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책임투자원칙(PRI)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며 PRI 운영단체에 조사를 제기했다. 만일 책임투자원칙의 틀에서 벗어나면 TIAA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하다.

유엔이 책임투자원칙을 공표한 지난 2006년 이후 ESG 시장은 환경과 인권에 대한 인식 고조와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잉여금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ESG 등급이 높고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보였던 첨단기술산업에 대한 선택 없는 집중투자는 수익률 때문에 문제로 간주되지 않았다. ESG 과거 실적을 기준으로 하는 버블 이슈는 우크라이나 위기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예나 기자 givenews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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