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앞바다서 나온 '고려청자' 한 자리에

Showtime | 2022-11-23 12:55:00
사진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사진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충남 태안 인근 바다에서 수중 발굴조사를 통해 발견된 유물 2만 9000여점 중 보물로 지정된 12~13세기 고려청자가 한자리에 모인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5일부터 2023년 6월25일까지 충남 태안군 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신출귀물(新出貴物), 태안 바다의 고려청자' 주제전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태안군 대섬과 마도 해역에서 발굴한 유물 2만9천여 점 가운데 보물로 지정된 12∼13세기 고려청자 9점을 모은 전시다. 연구소가 직접 수중에서 발굴해 보관하고 있던 보물 청자들이다.

지난 4월 보물로 지정된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한 쌍을 관람할 수 있는 첫 전시이기도 하다.

전시는 크게 세 공간으로 나뉜다.

첫 번째 공간에서는 '청자 퇴화문두꺼비모양 벼루'를 만날 수 있다. '퇴화문'은 붓 등으로 유색토를 도자기에 바르고 그림 또는 무늬를 그리거나 새기는 기법이다.

2007년 태안선(고려 배·1131년 추정) 발굴 당시 출수된 것으로 두꺼비가 머리를 들고 다리를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다. 표면에는 흰색과 검은색의 반점이 뚜렷하고 먹을 가는 부분인 '연당'(硯堂)에 알 모양을 음각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청자 벼루는 고려시대 유물로는 보기 드문 것으로 현재 남아있는 유물 또한 많지 않다.

연구소 관계자는 "청자로 제작된 벼루 중 두꺼비 모양은 유일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공간에는 2010년 '마도2호선' 발굴 과정에서 나온 청자 매병이 전시된다.

두 매병은 2010년 마도2호선 발굴 당시 출수됐다. 음각 매병 표면에는 연꽃줄기 무늬 등을, 상감 매병은 표면을 6면으로 나눠 각각 국화·모란·버드나무·갈대·대나무·황촉규 등을 새겼다.

매병과 함께 발견된 죽찰에는 화물의 수취, 내용물 등이 기록돼 있어 국내 매병 중 용도가 파악된 사례로는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방'은 고려시대 무신정권의 최고 회의기구이며, '도장교'는 정8품 이하의 무관을 뜻한다.

사자 모양의 뚜껑을 가진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한 쌍도 출품된다. 두꺼비모양 벼루와 함께 태안선 발굴 당시 나온 것으로 세 개의 발이 달린 몸체와 뚜껑으로 구성된 향로다.

사자는 매서운 눈매와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으며, 입을 벌린 채 앞발로 보배로운 구슬(보주)을 쥐고 앉은 모습이다. 자유분방하게 표현한 해학적 조형미가 두드러지는 향로다. 이 향로들은 크기와 모양이 유사하지만 수염의 유무, 색상 등에서 차이가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우리 연구소가 직접 수중에서 발굴한 보물 고려청자들은 개별적으로 공개돼왔으나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청자들의 역사적·학술적 가치와 함께 수중발굴과 해양문화유산의 의미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라고 밝혔다.

김예나 기자 givenewsmedia@gmail.com
Copyright © 2020 : webdaily(웹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