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력한 무기 '유능한 이민자' 줄었다

미국 인구 3억3천만명, 전년대비 0.4% 증가 그쳐
이민자 유입도 감소세...완전고용상태 속 인력부족 가속화
'이민국가 귀환' 민주·공화당, 첨예한 대립...멕시코 국경 구금된 이민자 238만명

Issues | 2022-12-29 06:15:00
미국의 성장을 이끌어온 이민 정책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젊은 인구 우위'가 희미해지고 있다.

올해 미국의 인구의 성장은 다소 회복됐지만, 전년에 이어 낮은 수준에 그쳤다.

현재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구조적인 일손 부족으로 노동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젊고 유능한 인구 유지 정책의 기둥인 이민을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당파적 갈등은 치열해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21년 38만명 미만으로 축소됐던 이민자 증가수는 100만명 이상으로 6년 만에 확대됐다. 그럼에도 2016년 120만 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021년 38만명 미만으로 축소됐던 이민자 증가수는 100만명 이상으로 6년 만에 확대됐다. 그럼에도 2016년 120만 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미국인은 다시 기술을 혁신하고 다시 꿈을 꿀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2일 크리스마스 전 연설에서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고 일상을 되찾았다는 데 자신감을 보이며 이 같이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의 미래는 매우 어렵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 견해다.

미국세조사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2년 7월 1일 시점의 추정 인구수는 3억3328만7557명으로 전년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2021년 사상 최저치인 0.1%대 보단 개선됐지만 연간 1%대로 지속 성장한 1990년대나 연간 200만명 이상의 증가를 거듭한 2000년대 이후와 비교하면, 절벽에 가까운 침체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2021년 38만명 미만으로 축소됐던 이민자 증가수는 100만명 이상으로 6년 만에 확대됐다. 그럼에도 2016년 120만 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실업률은 인력부족으로 3%대 후반의 완전고용 수준에 있다. 미 연방준비이사회(FRB)가 강력한 금리 인상을 지속해도 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계속 과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2% 목표도 진정될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미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예외라고 할 수 있는 유능한 이민자를 중심으로 한 안정된 인구증가로 성장 동력을 확보해 왔고, 경제 성장과 경쟁력 향상의 원천이 돼 왔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중위 연령은 20년 만에 37.5세로 일본(48세)와 영국의 (39.5세)보다 젊고, 중국의 37.4세와 비슷하다. 오는 2040년에 중국이 48세로 높아져도 미국은 41.5세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민을 통한 젊은 미국의 성장 순환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합계특수출생률은 2010년대 이후 2를 밑돌고,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미국인의 2021년 평균 수명은 76.4세로, 2020년보다 0.6년 짧아졌다. 2년 연속으로 줄어들고 있다.

해외 주요 연구소에선 "미국의 이민 정체기 등 노동 투입 증가율이 계속 평준화 되면 2%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는 미국의 잠재 성장률은 2026년에 1.5%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미국이 라이벌인 중국은 계속해서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은 안보 관점에서 미국에 중요하지만 정책을 통해 자녀를 가질 것인지 아닌 지에 대한 궁극적인 선택을 하도록 개인을 안내하는 것 조차 어려운 데다,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란 게 지배적이다.
지난 2019 월드프레스포토 최고 영예인 '올해의 사진'의 게티이미지 사진기자 존 무어는 엄마와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도중 순찰대에 적발돼, 몸수색 받는 엄마 무릎 아래서 울부짖는 아이의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세계보도사진재단(WPP)
지난 2019 월드프레스포토 최고 영예인 '올해의 사진'의 게티이미지 사진기자 존 무어는 엄마와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도중 순찰대에 적발돼, 몸수색 받는 엄마 무릎 아래서 울부짖는 아이의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세계보도사진재단(WPP)
이민 국가로의 귀환은 높은 정치의 벽에 가로 막혀 있다.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남서부 국경에 구금된 불법 이민자 수는 2022년 9월 기준으로 약 238만 명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중남미의 정치적 불안 등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사람들이 미국에 밀려 들고 있다.

야당인 공화당은 "국경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렵고 치안 악화를 우려하는 미국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경향이 있는 이민 문제는 공화당이 목표로 삼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포인트다.

바이든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를 즉시 추방하는 '타이틀 42'라는 법안을 폐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거점인 텍사스의 국경 마을 엘패소는 불법 이민자의 홍수로 인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바이든 정부가 상황을 잘 이끌지 못할 경우 중간 선거에서 '패배 탈피'로 얻은 정권의 기세 등 쉽게 사라질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의욕을 보이는 재선 출마를 향한 전략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정면에서 다뤄본 적 없는 인구 문제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김윤아 기자 givenews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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