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성크리처’ 장태상 만나 연기 변신에 성공한 박서준 “이번 작품은 스스로에게도 무게가 달랐어요”

Kpop | 2024-01-15 10:00:00
[인터뷰] ‘경성크리처’ 장태상 만나 연기 변신에 성공한 박서준 “이번 작품은 스스로에게도 무게가 달랐어요”
배우 박서준의 연기 변신은 늘 새롭다.

매 작품 매력 넘치는 캐릭터와 탁월한 소화력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장악하는 박서준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를 통해 다시 한번 새로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저는 늘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저를 기준으로 시작해요. 대본을 토대로 캐릭터의 빈 공간을 상상으로 채우면서,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으로 캐릭터 폭을 넓히죠. 그렇기에 작품마다 어디서 본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한계점은 느껴요. 과거 지진희 선배가 '극단적으로 변화를 주고자 하는 것도, 앞으로의 연기생활에서 힘들 수 있다'라고 조언한 것처럼, 조금씩의 변주와 함께 나만의 캐릭터를 점점 더 다양하게 완성해 나가고자 해요.”

‘경성크리처’는 광복을 몇 개월 앞둔 1945년 일제가 경성(지금의 서울)의 한 병원에서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통해 괴물(크리처)을 만들어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드라마다. 박서준과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한철, 위하준, 최영준, 강말금, 지우 등이 출연했다.

“제가 ‘이태원 클라쓰’할 때 ‘스토브리그’를 연출하신 정동윤 감독님과 강은경 작가님, 두 분과의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던 찰나에 (강은경)작가님 사무실에서 (정동윤)감독님과 셋이 만나게 됐고, 크리처 부분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에 가까운 준비내용들을 듣고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박서준이 연기한 장태상은 뛰어난 능력으로 자수성가해 조선인이면서도 일제 치하 경성에서 '금옥당'이라는 호화로운 전당포를 운영하는 인물이다. 초반부 태상은 조국의 현실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 챙긴다. 이는 태상이 어린 시절 어머니가 독립운동에 가담했다가 끌려가며 어린 태상을 향해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아야 한다”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장태상은 어머니의 유언과 함께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인물로, 독립운동을 향한 열정을 애써 부정하며 금옥당 인근 본정사람들을 챙겨왔다고 생각했어요. 생존을 위해 어려운 일들을 능글맞게 대처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을 위해 자기 사람들과의 끈끈한 연대를 만들어나갔던 그가 옹성병원에서의 일을 계기로 많은 변화폭을 보인다고 생각했죠. 이러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초반에는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면서, 이후의 반전을 좀 더 강하게 보여주고자 준비했어요.”

[인터뷰] ‘경성크리처’ 장태상 만나 연기 변신에 성공한 박서준 “이번 작품은 스스로에게도 무게가 달랐어요”

그러나 태상은 토두꾼 윤채옥(한소희)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점차 변화한다. 후반부에서 태상은 채옥을 돕고 억울하게 고통 받는 조선인들을 구하려 헌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대극과 크리처물의 신선한 조합과 함께, 시대상 표현에 따른 책임감과 무게를 많이 느꼈어요. 학창시절 교과서와 사진으로만 봤던 시대적 배경들을 비주얼적으로 보니까 심한 충격이 오기도 했죠. 대본상의 표현들과 함께 당대의 흔적들을 직접 찾아보고 이해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어요. 특히 가볍지 않게 비쳐질 수 있도록 긴장을 많이 했어요. 스타일링 측면으로는 의상팀과 함께 당대 사진을 참고하면서, 멋스러운 모습들을 만들어가고자 했어요. 하나 아쉬운 것은 당시의 은어나 줄임말 등의 표현들을 알았다면 좀 더 재밌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어요.”

드라마 후반부 마에다 유키코(수현)는 태상의 주변 사람들이 모두 태상을 배신하거나 속였다며 그들을 위해 힘쓰지 말라고 회유하지만, 태상은 주변 사람들을 포용한다. 태상은 이 장면에서 "이런 세상이 아니었으면 감옥으로 끌려가 동료를 배신하라고 피멍이 들도록 맞지 않았을 거고, 불에 지져지거나 손톱 발톱이 뽑히지도 않았을 거고 고문을 견디지 못해 동료의 이름을 불면서 평생 죄책감으로 고통 받지도 않았을 거요"라고 일침을 가한다.

“인간이 행복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쉽게 행복할 수 없는 상황은 안타까울 수 밖에 없어요. 옹성병원을 나오고 나서 경무청에 잡혀가게 된 갑평에게 나월댁이 하는 말이나, 어린 태상과 나월댁과의 관계처럼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누가 비판을 가할 수 있을까 싶어요. 그저 생각하는 대로 말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온전히 노력한다면 할 수 있는 것, 그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 한가 되새기게 돼요.”

박서준은 옹성병원 내 감금자들을 탈출시키는 과정에서의 호쾌함과 처절함의 액션 퍼레이드 또한 함께 선보였다.

“액션은 합을 맞추는 안무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촬영에 필요한 감정들을 넣는 와중에 하나씩 실수가 나올 수 밖에 없죠. 그 덕분에 서로를 배려하고 응원하는 건 더욱 중요해져요. 부상도 당할 수는 있지만, 모두에게 중요한 시간인 만큼 덜 다치고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잘 관리하려고 노력해요.”

박서준은 ‘경성크리처’에서 토두꾼 윤채옥 역의 한소희와 장장 2년에 걸쳐 액션과 절절한 멜로 연기를 펼치며 합을 맞췄다.

“한소희 배우와는 액션부터 감정까지 힘든 장면들이 많았기에, 서로 응원을 많이 했어요. 에너지도 좋고, 연기욕심도 많고, 선배들이나 스태프들에게 깍듯한 사람이라 배우기도 했고 호흡하는데도 좋았어요.”

[인터뷰] ‘경성크리처’ 장태상 만나 연기 변신에 성공한 박서준 “이번 작품은 스스로에게도 무게가 달랐어요”

박서준은 2020년 ‘이태원 클라쓰’ 이후 한동안 작품이 없다가 작년 영화 ‘드림’, ‘콘크리트 유토피아’, ‘더 마블스’, 드라마 ‘경성크리처’ 등 여러 작품에 잇달아 출연했다. 그는 성장형 캐릭터들을 많이 해왔지만, 유독 ‘경성크리처’ 속 장태상 연기로 더욱 매력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배경의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생각해보면 단순히 인물성장과 변화를 보여주는 캐릭터는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다만 이번 작품은 스스로에게도 무게가 달랐어요. 특히 9회차 마에다와의 대화 장면이 유독 그랬어요. 대본상으로는 촬영 몇 달 전부터 봤지만, 걱정도 긴장도 많이 됐어요.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대사라 할 “이런 세상이 아니면 겪지 않았을 일”이라는 말을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 고민했어요. 그러한 고민들 속에서 장면 곳곳에 비쳐진 장태상으로서의 씁쓸한 모습들도 특별했을 것 같아요.“

10부작인 ‘경성크리처’ 시즌1은 지난 12월 22일 파트1(1∼7회)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 5일 파트2(8∼10회)를 공개했다. 공개 후 3주 연속으로 넷플릭스 비영어권 국가 전체에서 시청 수 3위를 기록했고, 한국에서도 가장 많은 시청 수를 기록하며 흥행하고 있다.

“‘더 마블스’ 촬영차 영국 런던에 머물 당시 ‘오징어 게임’의 화제와 함께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을 실감했어요. 그만큼 연기에 책임감을 느껴요. ‘경성크리처’는 판타지 요소가 있지만, 사실 배경을 되새기는 콘텐츠로서의 힘이 있어요. 그러한 작품을 많은 분들과 호흡하며 완성해냈고, 그만큼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이라 생각해요. ‘경성크리처’ 시즌2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 이들의 관계성이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믿고 보는 배우 박서준의 새로운 눈빛과 연기 변신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달부터 작품 검토에 들어갔어요. ‘경성크리처’ 이후 쉴까 싶었는데, 좋은 제안들을 많이 받고 재미를 느낀 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계속 해나갈 거예요.”

[사진 제공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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