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성크리처’ 매혹적 카리스마 폭발 수현 “절제된 미소가 섬뜩하지 않았을까요”

Kpop | 2024-01-16 10:00:00
[인터뷰] ‘경성크리처’ 매혹적 카리스마 폭발 수현 “절제된 미소가 섬뜩하지 않았을까요”
매혹적 카리스마가 폭발했다.

배우 수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경성크리처’를 통해 대체불가 배우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경성크리처’는 광복을 몇 개월 앞둔 1945년 일제가 경성(지금의 서울)의 한 병원에서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통해 괴물(크리처)을 만들어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드라마다. 수현과 박서준, 한소희, 김해숙, 조한철, 위하준, 최영준, 강말금, 지우 등이 출연했다. 일제강점기 배경의 작품에 출연 부담은 없었을까.

“시대적인 부분에 초점을 두는 분도 있겠지만, 창조적인 것을 추구하는 배우의 입장에서 선택 안할 이유가 없었어요. 작가님과 감독님의 포부도 좋았고, 제가 배우로서 일본인 역할에 도전한다는 점도 신선하고 재밌겠다 싶었어요.”

수현은 극 중 경성 내 가장 막강한 권력과 부를 누리는 일본 귀족 마에다 유키코 역을 맡아 옹성병원 비밀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로 활약했다. 섬세한 표정연기로 잔인함과 냉혹감이 감도는 절제매력과 감정선들을 날카롭게 표현하며 글로벌 호평을 얻었다.
“데뷔작인 것처럼 긴장하고 봤어요. 제 연기를 직접 보기는 너무 힘들었지만, 일부러 더 열심히 표정 연기했던 것들을 꼼꼼히 보고자 했죠. 핵심장면인 장태상과의 감정신과 함께, CG를 더해 크리처화 된 성심(강말금 분)과의 대면신은 신기했어요. 또한 가토(최영준 분)가 명자의 아이를 꺼내는 장면이나, 이시카와(김도현 분)를 수술하는 이치로 원장(현봉식 분)과의 통화 장면은 장면자체도 그렇지만 마에다의 잔인함이 잘 나오는 장면이자, 다 따로 찍었음에도 호흡이 좋았다고 생각됐어요.”

마에다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빌런 캐릭터다. 속내를 알 수 없고 가까이 하기 어려운 인물의 성격은 의상에서부터 드러났다. 수현은 언제나 단정한 기모노 차림에 꼿꼿한 자세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마에다를 표현했다. 집에서는 비교적 밝은 색과 패턴이 있는 기모노를, 사람들을 만나는 밖에서는 어두운 컬러의 기모노로 무게감을 주면서 마에다의 이중적인 면모도 섬세하게 담아냈다. 수현은 잔머리 한 올 없이 곱게 빗어 올린 머리와 새빨간 입술 메이크업, 스타일링에 맞는 차가운 눈빛과 무표정함으로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자아냈다. 수현의 아름다운 자태는 마에다가 만들어낸 비극이 더욱 비현실적이고 무섭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옛날 영화 속 일본 배우들의 장면을 모티브로, 기모노 스타일링은 물론 착장에 필요한 몸가짐이나 품위들을 익혔어요. 연기 측면에서는 현 시점에서도 존재하는 인물처럼 말하고자 했어요.”

[인터뷰] ‘경성크리처’ 매혹적 카리스마 폭발 수현 “절제된 미소가 섬뜩하지 않았을까요”

수현은 마에다를 연기하며 절제에 가장 중점을 뒀다. 다도를 하며 등장한 첫 회부터 스스로를 다스리며 일관된 잔잔함을 보였던 마에다는 9회 태상(박서준 분)을 만나 차곡차곡 눌러놓았던 감정을 폭발시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캐릭터마다의 갈등경계에 주목하면서 준비했어요. 물론 어려웠죠. 전화를 받는 뒷모습이나 다도신, 기모노 착장신 등 압축적인 상징들을 담은 장면이 많아 하나하나 신경 쓰였어요. 제작진에게 ‘액션장면이 있나요’라고 물을 정도로 답답하기도 했지만.(웃음) 일반적인 빌런처럼 감정을 드러낸다면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기에,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듯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또한 평소 잘 웃는 편인데, 절제된 미소를 보여야 하다 보니 좀 답답한 게 있었어요. 그러한 지점이 좀 섬뜩하지 않았을까도 싶어요.”(웃음)

마에다는 자신의 친구였던 때로 돌아오라고 마지막 기회를 줬으나 거부하는 태상을 향해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위해 가장 애쓰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난데! 날 배신하겠다고?”라며 분노하면서 처음 그 꼿꼿함을 무너뜨렸다. 수현은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점점 가빠지는 숨, 미묘한 눈썹의 움직임,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절제된 분노를 표현했고 극의 흐름에 따른 탁월한 완급 조절로 몰입을 높였다.

“정말 중요한 신이라 생각하고 준비하다보니, 장태상의 상반신을 찍으며 리허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부터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공개된 장면의 제 얼굴은 한참 울고 난 이후의 모습이에요.”

마에다는 옹성병원의 후원자였고, 명자(아키코, 지우 분)를 옹성병원으로 보낸 당사자였으며 성심(강말금 분)·채옥(한소희 분) 모녀와 복잡한 관계로 엮여있었다. ‘경성크리처’ 시즌1 서사 전반에 걸쳐 마에다의 마수가 안 닿은 곳이 없다는 사실이 수현의 감정 절제 연기로 인해 더 큰 반전을 이끌어내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마에다는 자기와 동등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면서, 장태상 외에는 어떠한 사람이든 수단이나 재미로 느끼는 캐릭터예요. 권력자답게 자신의 주도 하에 모든 상황이 흐르길 바라는 컨트롤 플리커의 모습이죠. 그것이 감정대립 신에서 ”왜 내 말을 안 들어“라는 대사로 묻어나요. 또한 장태상에게는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동질감과 함께 ”내 말 좀 들어줘“라는 대사에서 보듯 연모의 감정을 일부 품고 있음도 함께 볼 수 있어요.”

[인터뷰] ‘경성크리처’ 매혹적 카리스마 폭발 수현 “절제된 미소가 섬뜩하지 않았을까요”

수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일본인 연기를 선보였다. 완벽한 영어 연기에 능통한 수현이라 새로운 언어로의 연기 도전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그 시대의 교토 지방 일본어를 훌륭하게 소화해 고상한 느낌까지 줬고, 수현의 언어 능력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또한 수현은 한국어를 발음부터 억양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해 서툰 느낌으로 잘 풀어냈고, 또 한 번 마에다를 완벽하게 연기하기 위한 노력을 느끼게 했다.

“세 분의 일본어 선생님과 함께 줌(Zoom) 콜로 평균 1주일에 두세 번씩 수업을 듣고, 현장에서도 도움을 받았어요. 언어공부 자체가 쉽지 않고, 특히나 교토 사투리를 사용해야 했기에 소리를 그림으로 그리거나 영어로 발음을 표현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익혔어요.”

마에다는 막강한 권력과 부를 잃어버리며 ‘경성크리처’ 시즌1이 마무리 됐다. 마에다는 시즌2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시즌2는 1945년에서 2024년으로 배경을 옮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호기심을 자아냈고 있다.

“대본상으로도 재밌었고, 작가님을 존경하게 된 장면구성이었어요. 남편 장례식에서 폭발로 화상을 입은 마에다가 가토의 제안을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선 결과물들이 어떻게 나오게 될 지 기대해 주세요.”

수현은 드라마 ‘게임의 여왕’, ‘도망자 Plan.B’, ‘브레인’, ‘7급 공무원’, ‘몬스터’, ‘키마이라’ 등 국내 작품은 물론 2015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출연하며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마블 영화에 진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퀄스’, ‘다크타워: 희망의 탑’, 드라마 ‘마르코폴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까지 할리우드에서의 필모그래피도 착실히 쌓아왔다.

“‘마르코폴로’를 할 당시 한국에는 넷플릭스가 론칭되지 않아서 아쉬웠었는데, 지금은 뿌듯해요. 옹성병원 실험실, 금옥당 등 세트들의 스케일이나 디테일도 놀랍고, 마블작품에서 처음 본 CG나 프리뷰 등의 제작환경도 남달랐어요. 또한 한국작품에 출연한 한국배우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게 된 것 또한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맹활약을 펼치며 ‘경성크리처’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수현은 올해 영화 ‘보통의 가족’과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통해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버킷리스트로 삼을 정도로 함께 해보고 싶었던 허진호 감독님과의 ‘보통의 가족’을 비롯한 많은 작품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내외 많은 활동들을 펼치고 싶어요. 강인한 캐릭터들을 많이 맡았고, 좋아해요. 하지만 기존까지의 저를 바라보는 시선들과는 다른 변신 노력을 거듭하고 있어요. 현재 작품 캐릭터들은 빈부, 권력 등의 속성으로 단순히 나눠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소재도 다양해지고 역할도 다양해요. 조급해하지 않고, 계속 저를 가다듬으며 액션, 로맨스,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들을 하나하나씩 섭렵하고 싶어요.”

수현과의 인터뷰는 정말 유쾌했다. 꾸밈없이 대화하는 모습 이대로만 해도 모든 캐릭터를 정말 잘 소화해낼 것 같은 모습이다. 연기, 그리고 작품을 이야기할 때 눈빛이 살아있는 배우 수현의 색다른 연기 변신이 기대된다.

[사진 제공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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