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화, '공정 거래' 담보 필수

미국vs중국, 러시아vs우크라이나 전쟁 '후폭풍'
한국, 공정성 지수 낮은 중국과 거래 리스크 부담

Issues | 2023-01-13 20:30:00
미국과 중국의 충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갈등 구조'라는 후폭풍 속에 전세계 경제는 침체되고 있다. 일부 국가의 전쟁과 갈등 속에서도 외부 세계와 교류를 통해 '풍요에 대한 욕망'을 탐닉하는 정부와 기업가들의 활동은 계속되고 잇다.

2차 세계대전 후 냉전 시대의 세계화는 동양과 서양의 이데올로기로 나뉘었다. 냉전종식 후 지난 30년 동안 이데올로기 대신 경제적 효율성 추구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 그러나 현 시대는 경제적 이익이 있어도 공정성이 결여된 무고한 경제 활동에는 대가가 따른다.

미래학자들은 "새로운 세계화는 효율성과 공정성 사이의 균형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정성은 '페어플레이(Fair Play)'와 일맥상통 하는 개념이다. 교환 대상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정 거래'가 담보되지 않으면 경제 세계화는 불가능 해지고 있다.

전쟁과 갈등의 시련의 끝인 '다음 미래 세계'를 연결하는 것은 이념적 갈등을 초월한 '공정성'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 시대는 경제적 이익이 있어도 공정성이 결여된 무고한 경제 활동에는 대가가 따른다.
현 시대는 경제적 이익이 있어도 공정성이 결여된 무고한 경제 활동에는 대가가 따른다.
19세기 중반, 영국은 농부들을 보호하는 옥수수법을 폐지하고 자유 무역으로 전환했다.

20세기 경제가 침체되자 강대국 간의 분열과 '블록 경제 구역'이라는 장벽을 만드는 운동이 심화돼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 이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공정성에 기초해 분열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정성 지수가 낮은 중국과의 무역이 확대되는 한국은 미국과 독일보다 위험이 높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은 현재의 분단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다양한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멕시코 북부의 누에보레온 주에서 미국 텍사스주로 향하는 국경 교차점에는 'TESLA' 라는 표시가 있다.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의 미국 공장으로 향하는 트럭 전용 레인 표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개정해 멕시코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렴하고 우수한 멕시코 부품은 EV 제조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다. 2022년 봄에 건설된 테슬라 레인은 양국의 상호 의존성을 상징한다. 미국과 멕시코의 2021년 무역은 6600억 달러(약 86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미국 남부 텍사스주 라레도의 국경에 새로운 철도 다리가 건설될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7년 전에 공약한 ‘벽’은 유명무실 해졌다. 풍요에 대한 욕망은 국경을 초월하고 인간이 만든 벽은 지속되지 않고 있다. 영원하다고 말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33년이 지났고, 부지의 한 구석은 주차 공간으로 바뀌었다.

격렬해지는 분열의 폭풍 속에서도 또 다른 공정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 지고 있다.

러시아 국경에서 2km의 있는 핀란드 남부의 깔끔한 쇼핑 센터에는 사람이 드물다. 이 쇼핑 센터는 2022년 10월 파산신청을 했다. 오픈한 지 불과 4년만에 문을 닫는 것이다. 핀란드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 교류를 멈추고 러시아인 손님이 오지 않자 경영이 막혔다. 핀란드는 안보 위협으로부터 중립을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결정했다. 러시아로부터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에는 철조망 울타리를 200km가량 세울 예정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운반하는 파이프라인 '노르드 스트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에 답하는 것처럼 2022년 8월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멈췄다. 유럽의 가스 가격은 10년 전의 10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유럽의 경제와 생활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유럽이 에너지를 의존해 온 북해 유전의 고갈을 감안할 때 조달원을 러시아로 옮기는 것이 당연한 선택일 수 있다. 다만 공정성이 없는 러시아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미국 웨스트 애리조나의 끝없는 광야 한가운데에 거대한 은색 건물이 솟아 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계약 제조업체인 대만 반도체 제조 유한회사(TSMC)가 공장이다.

창업자인 모리스 챈은 "항상 미국의 생산이 인건비와 가격 측면에서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대만으로의 집중을 피하기 위해 다소의 비용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미국에 이어 독일에도 유럽 최초의 공장을 계획해 효율성에 중점을 둘 계획"임을 밝혔다.

비용이 더 들어가는 비효율성을 선택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공정성'을 선택한 결과다.

이은수 기자 givenews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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